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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는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학문을 하되 과거에 급제하고 출세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을 닦는 일에만 전념한 선비들을 말한다. 이들은 세상의 길로 나가지 않고 산속에 은거하였다. 거친 음식과 불편한 잠자리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지만 그저 책이나 읽고 담소하며 유유자적하는 생활에서 기쁨을 찾았다.

어떤 선비가 자신도 그렇게 하리라 결심하였다. 그래서 친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도 이제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을 거야.”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거꾸로 되었네. 돌을 베개로 삼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을 하겠다는 말이겠지.” 자신의 무식함(!)을 지적당한 선비는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하였다. 그래서 발끈하며 이렇게 설명하였다.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겠다는 것은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기 위함이고, 돌로 양치질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하게 이를 닦겠다는 뜻이었어!” 물론 그도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던 터. 그러나 자존심을 굽힐 수 없었기에 억지로 궤변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침류수석(枕流漱石)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이다. 여기서 수(漱)자가 좀 어려운데, ‘양치질할 수’라고 읽는다. 고사성어를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물로 배게(枕)하고 돌로 양치질한다는 의미이니 말도 안 되는 억지. 결국 ‘자신의 실언을 궤변으로 억지 부린다’는 뜻이다.

신문 1면에 보도되는 정치인들의 말을 보면서 이 단어를 떠올린다. 그들의 말은 겉으로 보기에 참으로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또 얼마나 궤변으로 가득 차있는가? 예컨대 그들은 복지를 늘리겠다고 말하나 그러면서도 그 돈을 조달하려면 세금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여당 야당 가릴 것도 없다. 돈도 없이 어떻게 복지를 늘리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요술이라도 부릴 건가?

거래량이 내내 부진한데도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매수세가 꾸준하게 들어와야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는 법. 상승세를 이어갈 연료, 즉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추세가 힘을 내기는 어렵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매주 새로운 기술적지표를 하나씩 살펴보고 있는데, 오늘은 알렉산더 엘더(Alexander Elder)가 개발한 포스인덱스(Force Index)를 알아본다. 그는 레닌그라드 태생으로 정신과 의사였다. 23세에 소련을 탈출해 미국에 왔고, 이후 주식 트레이더로 이름을 날린 특이한 경력을 가졌다.

이 지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추세의 강력한 정도를 파악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산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일 종가 - 전일 종가’의 값에다 거래량을 곱하는 것이 전부이다. 어제와 오늘의 가격 차이가 클수록, 또한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포스인덱스의 값이 커진다. 여기에서도 거래량을 중시한다. 바로 추세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의 차트를 살피면 포스인덱스는 지난 8월9일을 정점으로 하여 이후 내내 하락세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포스인덱스와는 달리 코스피지수는 8월9일을 지나고 나서인 8월17일에야 비로소 고점을 나타내었다. 포스인덱스의 정점과 실제 시장의 정점이 달랐다는 뜻. 이런 현상을 굳이 어려운 말을 동원하여 설명한다면 바로 ‘다이버전스(divergence)’이다. 추세가 전환되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8월17일의 1,964로 이미단기고점을 확인하였으며, 지금은 그 연장 선상에서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지수가 내내 하락할 수는 없는 법이다. 8월17일 이후 지난주까지 지수는 줄줄 흘러내리는 모습이었다. 하락한 기간이 늘어나면서 단기 기술적지표들은 거의 바닥권에 이르렀다. 바닥권이라면 단기적으로 이번 주에 코스피지수는 약간의 반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그건 단기반등이지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일단은 1,940 언저리에서 저항선을 확인할 수 있겠다. 그리고 (다소 확률이 낮겠으나) 만일 지수가 1,964의 고점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다면 1,995선이 2차 저항선으로 판단된다.

나는... 글쎄다... 이런 와중에 전략을 말한다면 단기반등을 노린 단타 전략도 좋겠지만, 차제에 반등을 기다려 포지션을 줄이고 싶은 쪽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외환시장은 장외시장(OTC Market)이다. 그런즉 모든 거래가 한 손안에 잡히는 장내거래와는 달리 거래량을 집계할 수 없다(이를 오해하는 분들도 많다). 이런 형편이므로 거래량이 포함된 기술적지표는 무용지물이다. 지난주에 설명했던 MFI도 그랬고, 이번 주의 포스인덱스도 마찬가지. 외환에는 쓸 수 없다. 가격만으로 분석해야 하는지라 만만한 것이 일목균형표요 이동평균선이고 또 MACD 등이다.

달러-원은 지난주에 약간의 반등세를 나타내었다. 전반적인 흐름은 일목균형표 구름 아래, 즉 하락세이지만 내내 이어질 수는 없는 노릇. 어쩌다가 반등도 좀 할 수 있었다. 그게 지난주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달러-원 차트를 잘 들여다보면 반등의 움직임이 신통치 못하다. 캔들의 색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난주 5일의 거래일 동안 캔들차트가 음선(black body)로 나타난 것이 무려 4번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는 개장가에 비하여 종가가 낮았다는 뜻. 다시 말하여 아침에는 호기 있게 상승세로 출발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매도물량에 막혀서 초반의 상승폭을 까먹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매도세가 강력하였다.

월말이기도 하였으니 네고물량도 많았고 그래서 매도물량이 많았던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기술적 분석으로 살핀다면 어차피 지난주에 달러-원이 좀 오른 것은 ‘하락흐름 속의 반등’이었던 터. 주된 추세와 다른 방향의 반등은 태생적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일목균형표를 살피면 누구나 달러-원의 바로 위에 떡 하니 버티고 서 있는 강력한 구름의 위용에 압도될 것이다. 구름이 너무나도 두꺼운지라 이를 뚫어내고 추세가 상승세로 바뀔 가능성은 확률 제로(0)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상승하지 못한다면 다시 하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난주 반등할 때마다 매도세가 앞을 가로막으면서 반등에 힘을 빼고 말았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이미 고개를 숙였다. 추세의 ‘기준’을 나타내는 일목균형표 기준선도 지난주 금요일(8월31일)부터 다시 크게 하락하였다. 기준선은 오히려 저항선으로 작용하리라 판단된다.

주중에도 물론 달러-원은 약간 반등할 수도 있겠지만 1,140원(그보다 1,138원의 기준선이 더 강력한 저항선이겠다)의 저항을 넘기기는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하락하는 쪽으로 본다면 아래로 20일선이 걸쳐있는 1,132원이 1차 지지선인데, 그게 무너지면 1,125원으로 지지선이 쑥 내려간다.

달러-원 전략... 나는 여전히 ‘숏’ 쪽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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