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채권시장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정례회의 연설내용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킴에 따라 강세 시도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버냉키 의장은 즉각적인 양적 완화를 시사하지는 않았지만, Fed가 경기 부양에 나설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고, 지난 주말 미국 주가와 국채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국채 가격의 상승폭이 컸다는 점이 채권시장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7bp나 내려 저항선으로 인식됐던 1.6%선 밑으로 떨어졌다.

버냉키 발언 내용을 확인한 채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 시행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버냉키 의장이 이례적으로 양적 완화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과 경기 부양을 언급하는 발언 수위가 대체로 높았다는 점 등 때문이다. 9월이냐, 10월이냐의 시기적인 문제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와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Fed의 완화적 스탠스가 확인된 만큼 글로벌 공조 움직임을 기대하는 시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일(현지시간)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유럽 국채시장 안정책이 나올 지가 최대 관심사다. ECB의 국채 매입 여부와 함께 재정 취약국의 국채금리에 상한을 설정하거나 금리범위 목표를 둘 것이라는 관측의 현실화 여부가 변수다.

ECB의 정책 행보는 13일 열리는 9월 금통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Fed에 이어 ECB가 완화적 스탠스를 강화한다면 금통위도 기준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글로벌 통화정책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서울채권시장은 새역사를 쓸 공산이 커졌다. 국고채 3년과 5년 등 주요 구간은 장중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 10년은 역대 처음으로 기준금리 하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세 모멘텀과 레벨 부담이 상충하는 국면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큰 폭의 강세 시도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차익실현에 나설 시점도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단기로는 국채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 방향성에 주목하면서 저가매수 시도를 지속하는 게 거의 유일한 대안일 것 같다.

▲버냉키 구두 개입성 발언에 美 주가.국채가 상승 =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버냉키 의장이 경기 부양에 나설 준비가 돼 있음을 재차 밝힌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0.13포인트(0.69%) 오른 13,090.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버냉키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상승세로 출발했다.

버냉키 의장은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경제 전망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내용의 연설과 함께 Fed가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경기 조절정책을 제공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주가는 버냉키 의장이 즉각적인 정책 변화를 시사하지 않음에 따라 한때 상승폭을 크게 줄였으나 최근 잭슨홀 연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낮아졌던 덕분에 주가는 다시 상승폭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주목할 만한 언급을 하지 않았음에도 구두성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평가해 주식 매도에 나서지 않았다.

또 내달 3일 노동절 휴장을 앞두고 이날 투자자들이 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Fed는 내달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양호하게 나왔다.

미국 국채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7bp 낮아진 1.556%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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