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이번 주(22~26일) 뉴욕 외환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에 휘둘리는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설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조만간 의회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시장 참가자들이 관련 이슈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미국시간)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불확실성 지속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1.17엔을 기록해 전일 111.38엔보다 0.21엔(0.18%) 낮아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0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12달러보다 0.0091달러(0.81%)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24.5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3.76엔보다 0.79엔(0.63%) 높아졌다.

이번 주에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측근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이어 코미 전 FBI 국장에 대한 수사 압력 행사 의혹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미 전 FBI 국장이 상원 정보위의 청문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에 나서기로 하면서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메모리얼 데이(29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코미 전 국장은 이르면 24일 열리는 하원 청문회에 출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의 공식 발언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거세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직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취임 이후 잇따르는 논란으로 인해 세제개편안이나 인프라 투자와 같은 핵심 공약이 단기간에 실행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대통령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지난 주 중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고에서 '트럼프가 스스로 퇴진할 경우 주가가 오를까 내릴까'와 같은 의문이 뉴욕 헤지펀드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도시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테일 리스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국정 추진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는 달리 말하면 미국이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을 회복할지 불확실하다는 얘기로 볼 수 있다. 정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미국 투자 축소를 촉발하진 못하더라도 새로운 투자를 망설이게 할 재료는 될 수 있다.

때마침 유럽 경제 지표가 점점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발맞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기를 맞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이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과 별도로 이번 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 연설 등 여러 이슈가 몰려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24일에는 5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연준 위원들이 보유자산 축소와 현재 미국 경제 상황,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심이다.

이어 OPEC은 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6월에 끝나는 감산을 연장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내년 3월까지 감산을 연장해야 한다는데 잠정 합의했지만 다른 산유국들이 이에 동의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주에는 평소보다 많은 연준 관계자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이 공식 석상에 나선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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