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 정부 경제팀 윤곽이 드러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거시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한 금융시장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거시 경제 기조를 대표하는 지표 가운데 금리보다 환율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재정의 역할을 워낙 강조한 탓에 통화신용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아졌기 때문이다.

◇환율은 정치행위의 산물

서울 외환시장은 예산실장 출신의 재정전문가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재벌개혁의 선봉장인 장하성 정책수석의 거시경제정책을 가늠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은 정치적 행위의 산물이라고 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이 참여정부의 거시정책 기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참여정부시절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가 2004년 인포맥스의 세미나에 연사로 나와 발언한 내용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교수는 카드채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당시에도 "경기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거시경제정책 운영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고 충고했다.

문대통령도 소득주도 성장을 경제운용의 기본 삼고 있어 친기업적인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경제주체 가운데 가계에 유리한 환율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하성 정책실장 발언과 직접 민주주의

청와대 경제수석실을 관장하는 장하성 정책실장도 고려대 교수 시절부터 과도하게 친기업적인 환율 정책을 비판해왔다. 평소 강연 등을 통해 지난 9년여간 수출 대기업 중심의 거시경제 운영이 가계와 기업 소득의 양극화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정부가 촛불민심을 바탕으로 탄생하는 등SNS를 기반으로 한 직접 민주주의 형태가 강화됐다는 점도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유권자들은 각종 정치적 이슈 등에 실시간으로 의사를 적극 표시하고 있다. 가계가 환율이 친기업적으로 시행되는 데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경제지표는 이미 아래쪽에 무게추







글로벌 환경도 달러-원 환율의 하락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 기조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지난주부터 달러화 약세가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지난 3월부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54억9천만 달러, 4월 22억달러등 최근 두달간 77억달러에 육박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됐다.

단순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참여정부 시절달러원 환율은 1,000원 미만에서 움직였고 평균 경제성장률은 4.3%였다. 달러화 환산 코스피도 2003년 3월17일 199.80을 시작으로 빅랠리를 펼쳤고 2007년 11월1일 1,118.6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점 대비 거의 10 배 수준이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J노믹스가 참여정부에 이어 세자릿수 달러-원 환율 시대를 재개막할 지 지켜볼 일이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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