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글로벌 정치권이 대통령 퇴진 이슈와 선거 등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의 달러-원 환율도 변동성의 격랑 속으로 뛰어들지 주목된다.

특히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남미와 중동의 정치적 변동성까지 가격 변수로 더해지고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달러-헤알 환율은 급등 폭을 줄이며 3.25헤알을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로 나타난 달러 강세가 일부 되돌려진 셈이다.





<달러-헤알화(적색)와 달러-원(흑색) 환율 추이>

브라질 현지언론 '오 글로부(O Globo)'가 미셰우 테메르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에게 입막음용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직후인 지난 18일에는 대통령의 탄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달러-헤알 환율이 3.4068헤알까지 급등했다.

서울환시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다소 되돌려졌지만 경계를 늦추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서 브라질의 부패 이슈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된 데 따른 헤드라인 경계가 단기 변동성을 촉발시킬 수 있어서다.

정치적 이슈인 만큼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워 새로운 이슈가 보도될 때마다 달러화 포지션 구축과 정리가 급격히 이뤄질 수 있다.

달러화는 전 거래일인 지난 19일 미국과 브라질의 정치적 이슈에 따라 1,131.1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롱스톱이 나오면서 오전 9시 54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0.70원 급락한 1,116.50원까지 저점을 낮춘 상황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과 지지율 하락은 미국 달러화 약세 유인으로 헤알화 환율의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 관련 잡음은 테메르 정부의 연정 붕괴를 자극하는 헤알화 약세 유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와 테메르 탄핵 이슈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브라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다른 신흥 국가들로 재배분될 경우에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브라질 성장전망 둔화 및 급격한 자금 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긴축은 다시 신흥국 전반의 성장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딜러들도 달러화의 롱스톱과 숏커버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당분간 레인지 내에서의 변동성 장세를 예상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레인지를 벗어날 만하면 정치적 변수가 생겨 하단이 지지됐다"며 "브라질 헤알화는 대표적인 신흥국 통화로 파급력이 있어 달러-원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주식시장이 잘 버티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현재 달러 강세 재료라기보다는 리스크오프 재료가 되기 때문에 장중 뉴스 헤드라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현재 탄핵 이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변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수사할 특검이 강성이라 시장에서도 관련 불확실성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는 이란의 제12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산유국 감산 연장 이슈와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시장 예상대로 친서방을 표방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미국의 추가적 이란 제재 등에 대한 경계심리는 수그러들었다.

보수파의 지지를 받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와 팽팽한 양자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중도·개혁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이 과반을 득표하면서 기존의 개방 드라이브를 이어가게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에 큰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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