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해외 주요건설사들이 기업 간 인수합병(M&A)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건설사도 해외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M&A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0년 설립한 미국의 중소건설사 에이컴(AECOM)은 지난해 매출액 174억달러, 종업원 9만5천명의 대형건설사로 거듭났다. 2002년까지 매출액이 20억달러에도 못미쳤던 이 회사는 50여개가 넘는 회사를 인수하며 대형업체로 성장했다.

캐나다의 더블유에스피(WSP)사도 비슷한 사례다. 1959년 설립된 이 회사는 1990년부터 중소설계사를 인수하기 시작해 작년 기준 매출액 63억달러, 직원 3만6천명의 대형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외에도 스탄텍(Stantec), 아카디스(Arcadis), 발포어비티(Balfour Beaty), 랜드리스(Lendless), 호티에프(Hochtief) 등 최근 3년간 해외 건설업계의 주요 M&A사례는 17건 175억8천1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경쟁사들이 M&A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거나 매출규모를 키워나가는 동안 국내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M&A사례는 GS건설의 스페인 이니마, 브라질 사마르 인수, 삼성물산의 영국 웨소 인수 정도가 성공사례로 언급됐다.

국내에서 키스톤PE의 동부건설 인수,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성진지오텍의 포스코플랜텍 인수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구조 조정성 매물로 성장동력 확보와는 거리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 등에서 M&A가 유용한 전략으로 사용될 수 있음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지나치게 순혈주의를 고집한다고 우려했다.

김세호 법무법인 태평양고문은 지난 18일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세미나에서 "아직도 우리 건설회사가 해외업체에 대해 인수할 수 있는, 아웃바운드 M&A할 수 있는 생각이나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인수합병이 만병통치는 아닌데 국내 건설기업이 소홀히 했던 분야다. 성장이나 해외진출의 중요한 수단이고 피할 수 없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해야 된다. 그러려면 한국 기업 한국 사람만으로는 부족하다"며 "M&A가 건설기업 성장전략 해외진출에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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