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이동통신사들이 통신업계의 대표적인 차세대 사업으로 꼽히는 가상현실(VR)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이통사들이 VR 콘텐츠의 숫자만 늘릴 뿐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신규 서비스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자사 IPTV 서비스인 '올레tv'를 통해 하이퍼 가상현실(VR) 기술과 어린이 콘텐츠를 결합한 'TV쏙' 서비스를 선보였다.

TV쏙은 어린이가 IPTV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감 나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놀이학습 서비스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TV 속 방송 영상과 합성하는 기술을 뜻하는 하이퍼 VR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이 서비스에서는 하이퍼 VR 기술을 이용해 아이가 TV 화면으로 들어가 캐릭터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또 거실을 배경으로 한 TV 화면 속에서 뽀로로, 핑크퐁, 미니언즈 등 인기 캐릭터들이 돌아다니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KT는 VR 기반의 키즈 콘텐츠가 IPTV 시장 1위의 위상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TV쏙이 영유아 교육 솔루션으로 활용될 경우 시장에서 파급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구글과 협업을 통해 국내 VR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개막한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I/O) 2017'에 참가해 증강현실(AR)·VR 플랫폼 'T 리얼 VR 스튜디오'를 시연했다.

이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가 모바일 환경에서 직접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만 연결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이용자들도 동일한 가상 공간 내에서 함께 VR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T 리얼 VR 스튜디오'가 국내에서 VR 콘텐츠가 대중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여러 이용자가 동시 접속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태계 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잇달아 내놓은 VR 서비스가 기존 영상을 VR로 변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체험과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그간 IPTV 서비스를 통해 VR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였으나 숫자만 늘어날 뿐 정작 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5G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VR 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는 시장 선점의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VR산업협회는 올해 초 국내 VR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조3천735억원에서 2020년 5조7천27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는 아직 VR이란 개념에 걸맞은 콘텐츠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LTE보다 데이터 전송 용량이 최대 1천배 증가하는 5G 시대를 대비해 VR 플랫폼과 콘텐츠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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