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북한 리스크에 대한 시각이 지난 4월 이전으로 회귀했다. 일시적으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따른 위험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빠르게 소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23일 "주말 사이 북한이 또 미사일 발사 도발을 했지만 어제 서울환시에서 거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치 스캔들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 다른 대외 변수에 더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 2형' 발사에 성공하며 앞으로 대량 생산해 실전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도발을 규탄하며 추가 제재를 경고하는 상황이다.

전일 서울환시는 북한 리스크에 미온적이었다.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과 관련한 달러 약세로 전거래일 대비 8.60원 하락한 1,118.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엔 1,114.9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는 시장에 항상 잠재된 위험요인이긴 하지만 추가로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도 아니고 미국과 북한이 직접적인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크진 않은 것으로 시장이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도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리스크가 부각됐다가 빠르게 사그라지는 형태가 과거부터 반복돼 어느 정도 면역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실 북한 자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미국의 행동에 따른 실질적 충돌 가능성이 4월에 도드라졌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미국의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에 전개할 당시만 하더라도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60bp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날 현재 56.45bp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리스크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CDS 프리미엄 레벨로 봐선 대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이는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이 최근 다소 누그러진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우리나라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북한에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도 형성돼있고 글로벌 시장 전반에 위험 선호 분위기가 강화되다 보니 악재에 민감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북한의 주요 기념일들이 겹쳐 도발 행위가 예상되던 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일촉즉발의 상황은 지나갔기에 시장도 대북 리스크에 둔감해졌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당시 북한 도발보다는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가 리스크를 촉발했던 측면이 크다"며 "정치 스캔들로 트럼프 정부가 흔들리는 상황에 대북 강경론도 위축될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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