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도로공사는 본연의 사업을 하듯 경영 변곡점이 생길 때마다 바로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정부정책에 따라 부채비율을 줄였고 청년고용 등 인재풀은 넓혔다. 이제는 새 정부의 교통복지 공약으로 수익원 다변화와 비용 절감에도 힘써야 하는 시기가 왔다.

2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작년 8조1천5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7% 감소했다. 2013년까지 6조원대였던 도로공사의 연간 매출은 고속 성장을 하다가 잠시 주춤했다.

도로사업부문의 매출은 확대일로다. 전국의 주요고속도로 확장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밀양~울산,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를 신설하고 언양~영천 간 고속도로는 확장 중이다. 올해 고속도로 건설예산은 2조3천억원 이상이 잡혔다.

작년 도로공사의 도로사업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겼다. 매출액 4조517억원 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도로사업은 고속도로 이용자에게 유료도로를 운영해 받는 통행료가 주된 수입원이다.





지난해 여기서 올린 영업이익이 5천593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7천255억원)의 77.1%다. 이것도 도로공사가 부대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면서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12년에는 도로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전체의 91.2%를 차지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도로공사의 먹거리에도 변화가 생길 처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교통복지 차원의 생활정책을 내세우며 수도권 정액 교통카드 판매와 통행료 할인을 약속했다. 명절 때 모든 고속도로를 무료로 이용하고 무료 고속도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각종 통행료를 할인하는 제도도 활성화할 수 있다.

도로공사는 그간 정부정책에 맞게 분주히 움직였다.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화두가 되자 2012년부터 5년 연속으로 부채비율을 떨어뜨렸다(2011년 99.61% → 2016년 85.79%).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42%대까지 낮췄다.

청년채용 방침에도 적극적이었다. 도로공사의 고졸 채용 비중(24.7%)은 공기업 상위권에 자리했다. 청년 인턴은 증가세고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공기업 평균을 밑돈다.

이번에는 경영 방향뿐만 아니라 경영진 교체의 불확실성까지 거론된다. 김학송 현 사장이 18대 대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유세본부장이었던 탓에 물갈이 얘기가 나온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고 단독으로 할 사항도 아니다"며 "내용을 검토하면서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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