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예산안에 전략비축유(SPR) 절반 정도를 앞으로 10년간 매각한다는 계획을 담았다고 주요 외신들이 23일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여파로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 5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 외 전자거래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직전 정규장 마감가 대비 배럴당 0.27달러(0.53%) 하락한 50.86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7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30달러(0.56%) 밀린 53.57달러를 나타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의회에 제출될 예산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0년간 전략비축유를 매각해 166억달러의 연방정부 적자를 줄인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회계연도 중 5억달러어치를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 39억달러로 매각 물량이 정점에 달할 때까지 매각을 점차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달 12일 기준으로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약 141일분의 순수입 물량에 맞먹는 6억8천810만배럴로 집계됐다.

미국은 아랍 국가들이 석유 수출을 전면 중단한 제1차 석유파동(1973~1974년)을 겪은 뒤 1975년 전략비축유 마련 법안을 제정했다.

전쟁 등 비상시에 대비해 확보해둔 전략비축유를 정부적자 보전 목적으로 매각하는 것은 의회 안팎에서 반발 여론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한 만큼 전략비축유가 과거처럼 필요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비축유 매각 계획은 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총회를 앞두고 나왔다.

OPEC은 이번 회의에서 오는 6월까지인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과의 공조 감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래스카주(州) 북극권 국립야생보호구역에서의 원유 시추도 허용해 향후 10년간 18억달러의 세수를 확보한다는 내용도 예산안에 담았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