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리스크 발생 가능성 중기(1~3년 사이)로 봐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요인 중 가계부채가 북한 관련 지정학적리스크에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시스템리스크 서베이(2017년 상반기) 결과'에 따르면 72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5개 리스크요인을 복수 지정하도록 한 결과 응답빈도순으로는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했다.

지정학적리스크는 71%였고,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는 63%였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는 51%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1순위로 지정학적 리스크(33%)를 꼽았지만 그 다음으로 가계부채 문제(32%)를 거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비율 차이가 0.1%포인트에 그친다.

세번째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과 보유자산 축소(14%)가 꼽혔다.

하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중기(1~3년 사이)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리스크로 인식된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는 단기(1년 이내) 리스크로 인식됐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취약업종 기업 구조조정은 중단기(3년 이내)의 리스크요인으로 분류됐다.

주요 리스크요인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계부채 문제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0월의 서베이 결과와 비교해보면 주요 리스크요인으로 우리나라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새롭게 편입됐다

가계부채 문제,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 문제에 대한 응답비중은 상승했다.

반면, 저성장, 저물가 고착화와 중국의 경기 둔화, 금융불안 등은 주요 리스크 요인에서 빠졌다.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 10월보다 다소 높아졌다. '높다'응답 비중이 31%에서 40%로 상승했고, '낮다'는 응답 비중은 13%에서 4%로 크게 하락했다.

1년 이내의 단기 시계에서 금융시스템에 리스크가 현재화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낮다'의 응답비중이 44%에서 51%로 상승했고, '높다'는 응답 비중은 23%에서 13%로 하락했다.

1~3년내의 중기 시계에서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현재화할 가능성은 지난해 10월 조사 때와 비슷했다. '높다'와 '낮다'의 응답 비중이 동시에 하락한 가운데 '보통'의 응답 비중이 38%에서 47%로 크게 상승했다.

한은 금융안정분석팀 팀장은 "가계부채가 가장 중요한 리스크로 인식됐지만 발생 가능성은 중기 시계에 중간 정도의 리스크로 인식됐다"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를 6개월마다 진행하면서 중국 사드 문제, 북핵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됐으나 이는 금융경제 여건이 달라지면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2017년 상반기)는 지난 4월20일부터 5월10일까지 71개 금융기관 총 7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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