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10년간 증권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금융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전체 사고금액은 2013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자정 노력에도 사고 발생 건수는 눈에 띄게 줄지 않았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의 사고 내용을 집계한 결과, 규모 면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건수 면에서는 NH투자증권의 금융사고 발생이 두드러졌다.

사고금액을 기준으로 가장 규모가 컸던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舊 하나대투증권)였고, 코스피 200 옵션 주문 사고로 대량 손실을 내고 파산한 한맥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 합산)과 메리츠증권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최근 3년 동안에는 금감원에 집계된 금융사고가 없었으나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010년 도이치증권 옵션 쇼크의 영향으로 발생한 사고액 770억원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8건의 사고에서 801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전신인 NH농협증권을 포함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건당 금액은 7억원에 그쳤으나 18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건수에서는 전체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규모가 큰 대형사의 사고 발생 건수는 각각 18건, 13건, 10건으로 주요 증권사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등 지점 등 대면 영업기반이 공고한 중형 증권사들의 사고 건수도 7~9건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의 사고 건수가 11건을 나타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금융사고 건수는 직전 연도의 두 배로 늘어났다. 사고 한 건당 금액과 전체 사고금액은 감소했으나 금융당국은 증권사에 대한 긴장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다.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주요 증권사 영업점에 대한 검사를 예고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해를 금융사고 제로(0)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천명하며 사고 예방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불황이든 호황이든 금융사고는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저금리 장기화 기조에도 증권사로 자금이 많이 몰리지 않았던 것은 증권업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잔존한다는 방증이므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영업기반이 약한 직원들이 자기 돈으로 메꿔 실적을 내고는 한다"며 "과도한 자기매매는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나친 영업 압박을 지양하거나 성과 체계 손질 등 회사 차원의 대안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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