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부실기업 골라내기가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재무제표만 꼼꼼히 살폈다면 구조조정이 벼랑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인포맥스는 구조조정 해법과 기업의 실질 가치 분석을 다뤄 보고자 '5분 재무제표'라는 외부기고를 신설합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과 박시대 딜모아 컨설팅 대표가 기업신용분석 노하우를 매주 1회씩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Moody's는 John Moody에 의해 1909년에 창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국 최대 정보업체인 D&B(NYSE:DNB)가 1962년 인수했다. 1975년 미국의 SEC가 신용평가기관 인정제도를 도입하면서 S&P와 함께 무디스는 SEC의 보호아래 독과점적인 지위를 향유하면서 무소불의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디스가 '미국판 대우사태'인 엔론의 신용등급을 조작했다는 여론이 일자 2000년에 D&B는 기업을 분할했다.

MCO(Moody's Corporation)는 신용평가사 Moody's Investors Service(MIS)와 재무분석 및 관련 소프웨어 회사인 Moody's Analytics(MA)의 모기업이다.2007년 Moody's는 뉴욕증권거래소에 MCO라는 명칭으로 상장했다. MCO보다는 Moody's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Moody's는 올해 초 프랑크푸르트 소재의 SCDM을 인수하여 구조화 금융(Structured Finance)의 데이터 분석업무를 확충한 데 이어 네델란드 소재의 정보제공업체인 브르반디지크(Bureau van Dijk)를 30억 Euro (33억$)에 인수한다고 올 5월16일에 발표했다.

이번 브르반디지크를 인수한 것은 무디스 역대 M&A 규모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인수자금은 해외에 나가있는 현금과 빚(Debt Finance)으로 조달할 것이라고 한다.

Moody's는 브르반디지크 인수로 신용평가사업의 리스크를 낮추면서 데이터 및 분석사업을 확장해 2018년 중에 수익의 일부를 기여하고,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높일 것이라는 것이다. Moody's가 국가와 초대형기업의 신용등급사업이 매출에 90%를 차지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소규모 회사와 개인신용정보사업으로 글로벌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

Moody's는 2001년에 발생한 미국 최대 회계부정사건 엔론에 이어 5년 만에 또다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의 신용등급을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6년 서브프라임모기지 CMBS, CDO에 신용등급 Aaa를 부여했으나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에 만기 최대 20년인 거래등급을 적격(83%)에서 정크로 한꺼번에 강등시키면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시켰다.

Moody's가 2006년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하기 시작한 해부터 시작하여 2017년 1분기까지 11년 1분기 동안의 재무성과를 5분 재무제표로 읽어보고 부채의 상환능력을 평가해보자.









영업권과 무형자산을 목적사업으로 분류한 누적순이익은 67억5천100만달러(7조5천611억원)이다.FCF는 49억2천800만달러다. 포괄손실과 기타자산 취득 후의 자본재정의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9억7천800만달러다. 사업상 순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0억5천만달러다. 현금유동성 17억8천만달러를 조달 후의 재무상태는 (-)48억3천만달러다. 동 금액을 부채로 조달하고 있다. 차입금은 40억7천600만달러 증가했다. 전형적인 차입경영이다.

<재무상태>

2006년 재무포지션 (-)13억달러에서 2017년 1분기에 (-)61억달러로 48억달러나 악화됐다. 2006년 매출 20억불에서 2016년 36억불로 16억달러 증가하는 데에 부채가 48억달러나 증가했다.

2016년 영업이익이 2015년에 비해 급감한 것은 863백80만달러에 달하는 금융위기 위법에 대한 민사합의금 지불 때문이었다. 현재 현금유동성 22억달러에서 33억달러에 달하는 M&A 자금을 결제하고 나면 11억달러 부족한 상태에 이른다.현금유동성에 최소 5억달러를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16억달러의 추가차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수 후, 영업권은 최소 30억달러와 매출원천자산과 고정자산 3억 달러가 증가해 목적사업의 재무포지션은 최대 59억달러로 전환될 것이다. 올해 순이익 10억달러를 가정하더라도 FCF는 마이너스 23억달러가 예상된다.

Moody's의 총자본은 2017년 1분기 7억2천400만달러 자본잠식 상태다. 그 이유는 11년 동안 지급한 배당금 18억7천400만달러와 자사주 매입정책 때문이다. 2017년 1분기 현재 상장주식의 44.21%에 달하는 1억5천159만4천546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매입잔액은 80억5천100만달러에 평균 매입가는 53.11달러다. 매입잔액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사들인 것이다. 자사주를 현재 시가로 시장에 모두 내다 팔면 무려 95억달러의 차익을 챙길 수도 있다.

무디스 주식의 94%는 기관투자가들이 들고 있다. Moody's 경영진이 주가 경영에 매진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브르반디지크의 2016년 매출은 2억8천100만달러, 상각 전의 세전 이익은 1천440만달러라고 한다. 브르반디지크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글로벌기업의 데이터의 수는 2억2천만개라고 한다.

기업 데이터당 매출은 1.00달러이나 Moody's는 15배인 개당 15.00달러에 매입하는 꼴이다. 대기업 신용등급장사에서 중소기업 신용등급장사를 확장해 글로벌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보인다.









브르반디지크(Burea van Dijjk)의 M&A 발표 후, Moody's의 주가는 1.17% 올라 시장은 M&A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EU 당국으로부터 승인이 나면 올해 3분기에 M&A가 완결될 것이라 한다.

Moody's의 시가총액은 5월 현재 220억달러(24조6천400억원)이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해 기소된 Moody's는 겨우 8억6천400만달러의 벌금으로 모든 법률문제를 해결했다. Moody's의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은 차입에 의존한 사업확장으로 돈을 버는 주가경영보다는 신용등급의 질과 분석능력을 발전시켜 글로벌신용질서를 지키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있는S&P(NYSE: SPGI)는 매출 56억달러에 순이익 약 20억달러를 시현하고 있다. 비상장기업의 마켓팅 지원 및 결제시스템으로 북미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D&B의 2016년 매출은 17억달러에 순이익 약 1억달러였다.

금융위기 후 선진금융감독당국의 수장들이 모여 내린 결론은 매입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에 의존해 묻지마 거래를 지양하는 것이었다. 이에 필히 방법론이 상이한 기법에 의한 모형으로 벤치마킹한 등급과 비교해 다른 원천을 조사 분석해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를 하는 것이 신용위기를 방지하는 최선책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Moody's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물론, 국내은행의 소요 자기자본의 산출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국내은행의 소요자기자본을 산출하는 내부(신용평가)모형은 재무비율모형인 Moody's RiskCalc 를 변형해 Moody's의 자회사인 한신평이 제공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평가사의 신용등급과 국내은행의 내부모형은 재무비율에 의존한 결과 천편일률적인 등급에 의존하고 있다.

5분 재무제표 읽기는 재무비율을 사용하지 않는 정성적 재무분석 기법이다. 5분 재무제표로 본 Moody's 신용등급은 BBB(부정적)로 평가된다.

kifi01@naver.com, www.ew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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