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일 년 만에 금융위원회로 복귀한 김학수 신임 금융서비스국장은 일을 맡기 전부터 고민이 많았다.새로운 플레이어로 인터넷 전문은행까지등장하는 등생존의 갈림길에 선 은행산업을부활시켜야 한다는엄중한 책임을 느껴서다. 은행 수익을 갉아 먹는 저성장과 저금리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김 국장은 1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복귀를 준비하며 은행산업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책 전문'으로 불리던 그는 자본시장국장을 지내고 지난해 2월 외부 교육을 떠났다가 꼭 1년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행시 34회인 그는 경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부터 2002년에는 중소기업 생계형 보증대책과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을 내놓으며 시장에 강한 인상을 줬다.

2008년 기재부 경제정책국에서 자금시장과장을 맡아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담당 국장으로 모셨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장을 강타하면서 은행 자본확충펀드나 한국은행법 개정 등을 위해 밤새워 일하는 게 일상이던 시간이었다.

이후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을 지내며 한국형 투자은행(IB)의 등장과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 개편을 주도했다.

그런 그가 금융서비스국으로 복귀하며 가장 먼저 고민한 부분이 바로 은행의 수익성이다.

지난해 시중은행이 전년보다 20% 안팎의 순익 증가세를 기록했다지만, 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이익을 보여주는 숫자는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얼마나 개선될 여지가 있느냐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국내외 정치, 경제적 변수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금리시장 등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바젤 규제 등 자본규제를 앞세워 은행의 공공성은 강조되는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 등을 앞세운 전통 은행에 대한 도전은 거세지고 있다"며 "은행이 어느 영역까지 나서서 도전해야 할지는 업계와의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탁업 제도 전면 개편은 그가 복귀하자마자 맡게 된 가장 큰 과제다. 신탁업은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 등 업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금융위의 올해 핵심 추진과제다.

신탁에 대한 별도의 법을 제정하는 데 회의적인 업게 시각에 대해서는 과거 자본시장국에서의 경험을 언급했다.

김 국장은 "사실 신탁이라는 그릇이 자본시장에 있는 게 맞느냐는 금융투자업을 들여다볼 때부터 고민했던 사안"이라며 "신탁이 일대일 맞춤형 상품이란 성격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 제정을 비롯해 해묵은 신탁업 과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은 오래된 업계의 민원을 해결해주기 위함이 아니다"며 "신탁 시장 자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일이니 금융권도 단순한 수수료 획득, 밥그릇 지키기 시각에서 벗어나 신탁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 경쟁력 방안과 핀테크 2단계 발전방안도 그가 집중해서 챙겨야 할 과제로 언급됐다.

보험료 인상 자율화를 시행한 이후 업계 스스로 절제하고 있는지 보겠다는 뜻이다.

김 국장은 "보험은 금융소비자와 실생활의 작은 부분에서 부딪히는 접점이 많다"며 "업계 스스로 절제되고 무분별하지 않은 시장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이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인터넷 전문은행 등 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플레이어는 철저하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사용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게 올해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시장, 업계와 되도록 많이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김 국장은 "내가 달라지기 이전에 세상이 달라지는 법은 없다"며 "열린 마음으로 업계와 만나 토론하며 개선점을 함께 발굴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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