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더욱 강력한 매파 스탠스를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에 따른 롱스톱이 나올 것이라고 봤다.

2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9.50원에 호가되면서 1,110원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6.80원) 대비 6.85원 내린 셈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5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조만간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으나, 일부 위원들은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에 대해 우려했다.

매달 만기 제한 규모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국채와 주택저당채권(MBS) 재투자를 줄이는 안 등 보유자산 축소 시기와 방법은 간략히 논의됐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FOMC 의사록 기대로 엔화에 반등 후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11.58엔까지 가파르게 내리기도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월 FOMC 의사록이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복수의 연준 위원들이 올해 안에 자산 축소를 시작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줄일지 검토했다고 전하나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 보유자산 축소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달러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개장 이후 한 차례 롱포지션이 정리되면서 1,110원대 후반까지 낙폭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파적인 의사록에 따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약세가 되돌려질 것이라는 기대가 물러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전일까지 서울환시에선 의사록 관련 기대를 주된 재료로 달러화가 장중 1,128.1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번 의사록에서 더 강력한 매파적 스탠스를 기대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시장에 실망을 안겨준 의사록이었다"며 "점진적 보유자산 축소 등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약한 신호만 나왔고 물가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가 다시 연저점을 시도하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으로 돌아왔다"며 "1,120원대 반등했을 때 주된 재료가 FOMC 의사록 관련 재료였기 때문에 다시 달러화가 1,110원대 중반 아래로 하향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다른 통화들은 반빅 정도 움직였으나 NDF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0.7%가량 움직였다"며 "전일 매파적 의사록에 대한 보험용으로 시장에 롱포지션이 쌓였으니 오전에 롱스톱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오는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하단 지지력은 공고하다고 봤다.

한차례 롱포지션이 정리된 후에는 제한적이나마 다시 롱플레이가 시작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B은행 딜러는 이어 "6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데는 시장 참가자들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며 "롱포지션이 정리되겠으나 최근 1,115원 아래는 지지가 돼 숏플레이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FOMC 의사록 영향으로 달러화가 크게 밀리긴 어렵겠고 롱스톱 후 다시 매수할 것"이라며 "1,117원 선에선 저점 인식이 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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