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신용등급의 강등으로 국유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에 대한 등급 평가가 아니라며 정부의 보증에 기댄 국유기업에 대한 재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의 국가 신용 등급은 중국 내 국유기업 등 다른 채권 발행자 등급을 높이는 요인이 돼왔다.

일례로 무디스는 중국 은행권에 대해 예대율이나 거래상대방 위험 등 여러 지표에 근거해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기본 등급을 'Baa3'로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은행들은 정부가 은행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실제 채권 발행 때는 더 높은 등급을 부여받는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기본 등급은 'Baa2'이지만 중국은행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의 등급은 'A1'이다. 이는 기본 등급보다 4단계나 높다.

이 때문에 중국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간다는 것은 정부에 의존하는 많은 국유기업의 등급도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장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후 곧바로 중국 중앙 정부가 소유한 17개의 기업과 지방 정부 소유의 9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했다.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마지막으로 상향한 2007년 7월 이후 무디스는 7개 중국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동반 상향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무디스는 자사가 평가하는 중국 국유기업의 절반가량이 "완만한 신용 위험"이 있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13개 기업은 신용등급이 만약 한 단계 내려갈 경우 정크 등급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의 등급 강등은 외화채를 활발하게 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을 높이고, 발행 비용을 더욱 상승시킬 전망이다.

중국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은 A1 등급의 5년 만기 미달러채를 3.2% 금리에 발행한 바 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발행한 같은 등급의 동일 만기 회사채 금리인 2.8%보다 높은 편이며 이 차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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