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공항공사는 성일환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매출 9천억원 시대를 계획하고 있다. 재무적으로 고공비행을 꿈꾸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이 확대 중이다. 새 정부 외교력의 영향을 주시하는 가운데 노사문화에도 변곡점이 예상됐다.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8천3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2.7% 증가하며 2년 연속 8천억원대를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의 매출은 줄곧 상승세다.

한국공항공사의 수익은 주로 건물임대료와 시설이용수익에서 나왔다. 시설이용수익은 국내여객 공항이용료와 국제여객 공항이용료로 나뉘는데 작년 국제여객 공항이용료는 22.3%나 뛰었다. 이러한 추세면 올해는 이 부분에서만 매출 1천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5년간 20% 중반 내외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매출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도 따라오는 실정이다. 매출액은 공항 이용객에 비례하는 구조다.





작년 국내 청주·대구공항은 국제노선이 확대되면서 개항 이래 최초로 흑자를 거뒀다. 저비용 항공사의 취항이 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연간 여객수 8천400만명에도 청신호도 켜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사드 갈등이 확대하면서 한-중 여행객이 급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중 정상회담, 관광업 회복 등의 기대가 커지지만, 사드를 철회하라는 중국의 압박 강도는 여전하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력이 한국공항공사의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함께 원만한 노사문화 정착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이 역시 한국공항공사의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한국공항공사는 항공업 특성상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68.4%).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비정규직이 4천명을 넘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성추행 문제까지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작년 재무제표에는 소송충당부채가 약 40억원 전입되며 당기순이익에 다소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통상임금과 각종 수당에 관련된 소송충당부채를 계상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한국공항공사가 피소된 소송사건에는 나종엽(한국공항공사 노조위원장) 외 1천540명이 제기한 임금에 관한 소송(소송가액 약 31억원)이 포함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사드 관련해서는 두 달 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변화에 대해서 그에 맞는 여러 가지 대안이나 대책들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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