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보기술(IT) 업계가 쇼핑 플랫폼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챗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쇼핑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서비스로 '쇼핑 챗봇'을 지목했다.

한 대표는 "챗봇 주문을 테스트해보니 잠 자는 시간에도 고객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일과 후에도 쇼핑 챗봇을 통해 상품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실제 주문을 받는 등 소상공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쇼핑 챗봇은 네이버에 입점한 사업자를 대신해 주문 접수, 예약, 고객 응대를 해주는 메신저용 AI 로봇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기본 응답 기능을 갖춘 챗봇을 시범적으로 출시했다. 현재 AI가 적용된 새로운 챗봇 버전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AI 기반의 챗봇이 네이버의 쇼핑 사업에 적용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챗봇 도입으로 쇼핑 거래액이 증가하면 네이버 주력 사업인 비즈니스플랫폼 부문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검색 광고, 쇼핑검색 광고 등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5천9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업계 맞수인 카카오도 4천만명의 이용자 기반을 가진 카카오톡의 강점을 살려 챗봇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챗봇과 AI 스피커 등을 묶어 음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AI가 전기나 물 같은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인 만큼 카카오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와 비즈니스 파트너가 카카오톡 안에서 주문, 구매, 예약, 예매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이날 새롭게 선보인 비즈니스 오픈 플랫폼 '플러스친구'도 이 같은 구상의 한 축이다.

현재 카카오는 챗봇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일부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챗봇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AI 챗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광고 플랫폼 매출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업체뿐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챗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챗봇은 AI 관련 기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만큼 기술 고도화에 따라 시장에서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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