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엔화 약세 요인인 미국 주가 상승과 엔화 강세 요인인 미국 채권 금리 하락(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달러-엔이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경제 확장시 주가 상승·채권 약세가, 경제 둔화시 주가 하락·채권 강세가 나타난다는 정설이 들어맞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주식과 채권이 가운데 어느 쪽이 미국 경제의 실상을 비추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4일 미국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양호한 기업 실적도 미 증시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신문은 미국 경기가 호전되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법하지만, 전일 시장에서는 "경기가 호전되곤 있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고 전했다.

미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과열 징후도 나오고 있다.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가 산출한 미 주가의 경기순환 조정 후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29.19배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치는 25배 전후"라며 "주식시장이 과열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채권 시장에서는 경기 확장 속도가 완만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주식·채권 시장의 다른 해석에 외환시장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 달러-엔 환율은 110~111엔대의 좁은 범위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미쓰비시도쿄UFJ는 "(연준의) 6월 금리 인상은 확정적으로 보이나, 그 이후 연준의 방침을 읽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일본 은행권 외환딜러도 "방향성을 정하기 어려워 거래를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즈호증권은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채권 시장의 판단이 맞다고 보고 있다"며 주가 상승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신문은 만약 미국 채권이 경제 실상을 제대로 비추고 있는 것이라면 엔화 약세가 이어지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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