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9개월 연장하기로 했지만 국제유가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는 등 감산 연장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5일 OPEC 감산 연장이 실제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이 수출을 줄이고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은 올해 초부터 6개월 기한으로 하루 총 180만배럴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감산에 참여한 산유국들은 대체로 합의를 순조롭게 이행하며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감산 이행률을 보였다는 진단까지 제기됐지만 유가 안정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가가 소폭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이 공격적으로 증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들은 세계 원유 공급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국발 생산이 늘어나면서 결국 전체 공급량을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에는 연료 소비가 늘어난다며 세계 수요와 공급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여름철 감산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OPEC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감산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세계 재고로 축적되는 원유 수출을 줄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클리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항구의 원유 선적 규모는 지난해 10월보다 하루 67만배럴 넘게 감소했다.

CNBC는 수출이 감소하고 재고가 줄어든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유가는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이날 감산 9개월 연장에도 유가가 내림세를 보였다는 것이 매체의 판단이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는 9개월 감산 연장은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것으로 "좋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은 9개월 감산 연장에 대한 기대를 이미 몇 주 전에 가격에 반영했고 감산 규모 증가 등 9개월 연장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재고가 줄지 않을 경우 추가 감산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도 기대 중의 하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생산 증가도 여전히 우려 요인이다. 현재 OPEC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OPEC 내에서의 증산도 주의해야 한다.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는 감산에서 예외를 인정받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생산을 증가시키고 있다.

CNBC는 OPEC이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생산을 제한할지도 아직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OPEC이 감산 합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OPEC 13개국 에너지장관이 모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난해 12월 합의했던 감산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회원국의 감산 수준으로 기한을 9개월 연장하는 것은 매우 안전하고 거의 확실히 효과가 있는 선택권이다"고 설명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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