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한 9개월 연장에도 미국의 증산 우려 등에 급락세를 보였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46달러(4.8%) 하락한 48.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가격은 약 일주일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가는 OPEC 회원국의 감산 연장이 시장 예상 수준에 그쳤다는 실망과 미국이 다시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OPEC은 이날 회동에서 감산 합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현재 원유 시장이 회복 과정에 있지만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는 9개월 감산 연장은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것으로 "좋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은 9개월 감산 연장에 대한 기대를 이미 몇 주 전에 가격에 반영했고 감산 규모 증가 등 9개월 연장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며 "재고가 줄지 않을 경우 추가 감산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도 기대 중의 하나다"고 설명했다.

오안다의 크래그 얼람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도 "시장이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파는 것은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감산 9개월 연장에 감산 규모 확대가 가격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합의 결과가 나왔을 때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WTI 가격은 최근 200일 이동평균선과 50일 이동평균선이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며 OPEC 합의 결과를 기다렸다. 주요 산유국이 감산 규모와 기한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유가의 추세적인 전망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전문가들은 감산 9개월 연장 가능성은 일주일 전부터 시장에 전해졌던 데다 거래자들이 이미 이에 대한 기대를 가격에 반영한 탓에 이날은 실망 매물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OPEC 내에서 감산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생산 증가는 물론,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미국의 추가 증산 가능성이 유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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