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한국거래소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손실제한 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 후 두달 동안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손실제한 ETN이란 만기 시점에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해 손실이 나더라도 사전에 약정한 최저 상환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27일 상장된 국내 증권사의 15개 종목 손실제한 ETN이 상장 2개월간 총 18억5천만원 규모로 거래됐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4천700만원이었다.

이들 ETN이 상장된 뒤 첫 7거래일간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천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상장 직후의 지지부진한 거래가 2개월째 이어진 셈이다.

참고로 ETN이 최초로 도입됐던 2014년 11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억1천만원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종목별 쏠림 현상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15개 종목 가운데 2개 종목에 대한 거래 비중이 전체의 약 70%에 달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풋스프레드형(주가 하락 시 수익 지급) 상품인 'QV K200 P-SP 1804-01' ETN의 거래대금이 7억3천400만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40%를 차지했다.

같은 회사의 콜스프레드형(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을 지급) 상품인 'QV K200 C-SP 1804-01' ETN은 5억4천100만원의 거래 규모로, 전체의 30% 비중을 보였다.

삼성증권의 콜형 상품과 NH투자증권의 콘도르형 상품이 각각 2억원대의 거래 규모를 나타냈다.

이들 외의 종목 중에는 의미 있는 거래를 보인 상품이 없었다.

업계에서는 주가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일반 ETN보다 수익률이 구조적으로 떨어지는 손실제한 ETN에 투자 수요가 유입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손실제한형 상품의 경우 수익률 방어책 마련에 중점을 둔 구조라 최근과 같은 활황세에서는 주목받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손실제한 상품에 대한 인지도 자체도 여전히 떨어지는 편"이라며 "거래소나 발행사들도 새로운 종목의 개발보다는 상품 자체의 인식 제고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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