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중장기적으로 국내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채권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 채권 투자도 위탁에서만 벗어나 직접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채권금리가 저금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일부 신흥국의 해외채권은 높은 절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금리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배분 및 2018년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채권을 지난해 말 50.7%(282조6천억원)에서 2018년 말에 47.1%(308조9천억원)로 3.6%포인트 줄일 계획이다. 2022년에는 40% 내외로 더 줄인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은 비중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규모는 늘어난다. 분모 즉,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규모가 해외채권 증가분보다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채권은 4.2%(23조4천억원)에서2018년 말 4%(26조2천억원)로 바뀌며 2022년 말에는 5% 내외로 늘린다.

그간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투자는 선진국의 국채 위주로 투자돼왔다.

지난 2015년 말 기준으로 지역별로 국민연금은 미국에 37.3%, 일본이 9.9%에, 영국에 8.2% 등을 투자했고, 지난해 말 기준 종류별로는 48%의 국채와 22.6%의 정부관련 채권, 19.9%의 회사채를 담아왔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은 외국의 정부, 중앙은행 등이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채권 등에 대해서도 투자하고 있다"며 "위탁운용을 활용해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 성과 제고와 위험 분산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규모가 늘어난 만큼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투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전일 열린 제4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 채권투자는 위탁 투자를 하고 있는데 직접 투자와 관련해서 현재 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언급했다.

국민연금이 이같이 해외채권에 무게를 싣는 것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국내 채권금리가 보합권에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채권은 절대금리 자체가 높고, 최근 금리 상승세도 가파르다.

실제로 국고채 10년물은 올 초와 비교해 2%대 초반에 머물고 있으나, 같은 기간 인도의 국채 10년물은 6% 중반대에서 6%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환율부담만 없다면 같은 규모의 채권 투자에 해외에서 더 높은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채권뿐 아니라 전반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도 국내에서 해외로 비중을 조정한다.

지난해 말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를 포함한 해외투자 비중이 27%에서 2018년 말 29.3%로, 2022년 말에는 40% 내외로 끌어올린다.

같은 기간,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를 포함한 국내투자 비중은 73%에서 2018년 말 70.7%로, 2022년 말 60% 내외로 내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해외 투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앞서 미래에셋 등 사기업에서는 해외채권 등으로 투자 다변화를 꾀하고 있었다"며 "연기금도 해외로 눈을 돌린 이상 국내 투자분의 해외 이동은 불가피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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