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산업분석 및 컨설팅 업체 IHS 마킷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지 않겠지만, 정치권의 혼란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IHS 마킷의 안톤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26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불안정, 변화, 성장: 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활용'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탄핵당하려면 하원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공화당이 탄핵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정치 혼란이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신감 상실로 주가가 하락하고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각종 정책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면서 세제 개편, 인프라 지출 등과 관련된 정책 이행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개정된 세제의 입법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며 "민주당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공화당은 의회에서 조정안의 형태로 입법해야 하는데 이는 감세의 효력이 일시적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성장할 것"이라면서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유럽 주요국의 선거, 한반도의 분쟁 발생 리스크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경고했다.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생존을 위해 전쟁을 감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의석을 더 확보해 다수당의 지위를 굳힐 것"이라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한층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퇴 절차가 단순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당이 유럽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고수해 2019년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언급했다.

그는 또 "프랑스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정당인 앙마르슈가 국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가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위와 파업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알리판디 애널리스트는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CDU)이 다수당이 될 것"이라며 "사회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독일의 외교 정책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이 대통령에 선출된 데 이어 메르켈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유럽연합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그는 관측했다.

한편, IHS 마킷의 브라이언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이후 중국 경제가 산업과 건설업 부진으로 둔화했다"며 "지난해에는 산업 중에서도 중공업과 광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부채가 기업 주도로 가파르게 늘었으나 물가 상승으로 올해 들어 증가세가 잦아들었다"며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재정 부양책을 선호하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시장을 통해 점진적으로 통화 긴축에 접어들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 부채 증가를 제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2000년대와 달리 중국 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낮아져 무역 마찰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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