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롯데칠성음료의 차입금이 3년 사이 2배 증가했다. 이 때문에 유동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맥주 2공장을 건설하는 데 7천억원을 투자한 영향이다.

더욱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사업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맥주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Fitz Super Clear)'를 출시해 광고·판촉비용, 맥주 2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롯데칠성음료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유동비율 77%까지 떨어져…재무구조 '적신호'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총 차입금은 지난 2013년 6천959억8천800만원에서 2014년 9천780억3천900만원, 2015년 1조1천422억6천만원, 지난해 1조4천237억4천200만원을 기록했다. 3년 사이 2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자비용도 2013년 228억2천800만원, 2014년 275억5천300만원, 2015년 253억9천400만원, 2016년 257억3천만원으로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롯데칠성음료의 유동성도 악화됐다.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 증가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실제 유동자산은 2013년 7천797억1천32만원에서 지난해 1조378억8천500만원으로 33% 증가했다. 반면 유동부채는 2013년 6천578억9천829만원에서 지난해 1조2천74억1천731만원으로 84% 증가했다.

그 결과 유동비율은 2013년 119%에서 지난해 86%가 됐다. 올해 1분기 유동비율은 77%로 더 악화됐다. 올 1분기 유동자산은 9천931억1천76만원, 유동부채는 1조2천945억8천783원이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부채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의미다. 통상 200% 이상이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롯데칠성음료의 재무구조가 위험수준에 다다른 것은 맥주 2공장을 건설하는 데 7천억원을 투자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충북 충주에 맥주 1공장(생산량 10만kl)을 두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15년 맥주 2공장을 착공해 지난해 말 완공했다. 맥주 2공장은 맥주 1공장과 5km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생산량은 맥주 1공장의 2배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2공장에서 맥주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Kloud)'와 달리 피츠 수퍼클리어는 스탠다드 맥주다.

롯데칠성음료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도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 미얀마 등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롯데칠성음료는 미얀마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합작법인 지분을 취득하는 데 약 1천억원을 썼다.

◇ 맥주사업 수익성 악화…신제품 광고·판촉비용 증가

문제는 맥주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맥주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 재무구조가 당분간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사업 수익성은 수입맥주의 성장 등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주류사업 매출액은 7천944억500만원으로 전년(8천207억6천400만원) 대비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73억6천100만원을 기록해 전년(451억8천100만원) 보다 39.4%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주류사업 영업이익도 68억4천600만원으로 전년 동기(136억8천400만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사업은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매출액 기준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의 비중은 각각 66%, 34%다.

더욱이 앞으로 맥주 신제품을 고객에게 알리고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달성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재혁 롯데그룹 부회장(식품BU장)은 지난 24일 열린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주류업 특성상 새로운 브랜드를 알릴 때까지 광고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그때까지는 공격적으로 영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제품 마케팅 비용과 맥주 2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집행된다"며 "맥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영업인력 충원이 예상돼 올해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클라우드' 초기 마케팅 비용이 400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클라우드와 피츠 수퍼클리어 등 두 브랜드의 합산 마케팅비용은 최소 600억~700억원으로추정된다"며 "이 같은 비용 부담은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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