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기간을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산유국의 감산 연장 결정에도 유가가 급락한 것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작전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25일(미국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오후 3시 6분 현재 WTI 7월물은 직전 정규장 마감가 대비 배럴당 0.39달러(0.80%) 하락한 48.5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15일 사우디와 러시아 석유장관이 9개월 연장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지난 23일 약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일일 120만 배럴 수준인 감산 규모가 확대되고 감산에 참여하는 산유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밀어올렸다.

하지만 막상 OPEC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9개월 연장'뿐이었고, 유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와코대학의 이와마 고이치 교수는 사우디가 9개월 연장 가능성을 미리 조금씩 공개하는 게 아니라 OPEC 회의에서 깜짝 발표하는 방법도 있었다며 "사우디의 작전 실패"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다만 유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는 적다고 전했다.

닛산증권의 기쿠가와 히로유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드라이브 시즌 돌입으로 원유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WTI가 46~47달러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의 오오코시 다츠후미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유가는 수급 개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때문에 50달러 근처에서 추이하겠지만, 하반기에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여름에 발생하는 가솔린 수요, 겨울 북반구의 난방 수요 등 계절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와 감산 효과가 겹치면서 원유 수급이 점점 타이트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도 OPEC의 감산 결정이 중장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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