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4대강사업이 한국수자원공사에 미친 영향은 막대하다. 매년 3천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던 우량기업이 4대강사업 부채 상환방식이 결정된 지난 2015년 이후 적자기업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수공은 4대강 사업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함으로써 분식회계 시빗거리를 남겼다.

2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수공은 매출액 3조6천180억원, 영업이익 3천640억원, 당기순이익 -1천169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0억원 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10.1%에 달했다.

민간기업 중에서도 1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곳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공의 사업실적은 놀랍지만, 역대 실적을 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수공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4천343억원, 2013년 5천321억원, 2014년 3천904억원, 2015년 3천49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3%~14.6%를 오르내렸다.

당기순이익도 2012년 3천82억원, 2013년 3천481억원, 2014년 2천993억원이었으나 2015년 4대강사업 부채상환방식이 결정되며 -5조7천956억원으로 무너졌다.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4대강 사업비 처리 방식이다. 수공은 4대강 사업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며 2015년 정부 지원방안이 확정되기까지 손실로 처리하지 않았다.

4대강의 각종 시설물은 준공 즉시 국가에 무상 귀속된다. 수공은 사업비 7조9천780억원을 건설 중인 무형자산으로 처리했고 2015년 이를 결손으로 처리했다. 그동안 수공은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며 정부 등 주주에 배당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 2012년 수공은 4대강 사업비 7조 9천780억원의 회수가 불투명한 점을 반영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공구별 준공 시기에 맞춰 사업비 전액을 손실 처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 9월 국정감사에서 "7조라는 자산이 2014년까지는 장부상에 자산으로 있다가 2015년에는 왜 소멸됐느냐"며 "말하자면 장부상의 회계 분식을 하고 있다"고 수공을 질타했다.

이해찬 의원은 "수공이 배당금으로 2012년부터 14년까지 다 나간 게 1천980억원이다. 이게 자산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렇게 배당이 나간 거다"며 "20대 국회 내내 이것 때문에 문제를 삼을 건데 범죄행위를 한 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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