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일본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프랑스 대선 이후 안정을 되찾은 유럽시장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진단했다.

일본 재무부에 따르면, 프랑스 대선 1차 결선투표를 앞둔 4월 23일 기준 일본 투자자들이 1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장기 국채를 매도했다.

하지만 일본 투자자들은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해외 국채 매수로 돌아섰고, 5월 20일까지 2주 동안 200억달러가 넘는 해외 국채를 사들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국가별 투자현황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일본 투자자들의 유럽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재정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점증하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전략가 유지로 고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보호주의 정책을 펼 경우 달러화 약세 가능성이 있어, 최근 일본 기관 투자자들이 헤지(위험회피 투자전략)가 안 된 미 국채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일본 기관 투자자들은 일본 중앙은행이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제한하면서 수익성이 좋은 해외 투자를 확대했다.

2016년 말 기준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 투자가 132조엔에 달해 전년 대비 14%가 증가했다. 유럽 장기 국채 투자는 3%가 상승한 93조엔에 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일본 투자자들이 헤지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럽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3%이고 프랑스 국채 수익률은 0.8%이다. 하지만 헤지 비용을 빼면 미 국채 수익률이 1% 이하로 하락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 중앙은행이 대규모 국채 매입 속도를 완화한다면 일본 투자자들이 보유한 국채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한다면 안전자산인 엔화 상승을 견인해, 해외 국채 투자보다는 엔화 보유가 더 수익이 높을 가능성도 있다.

hailey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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