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이전 발표치보다 개선됐음에도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79엔보다 0.58엔(0.52%)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10달러보다 0.0032달러(0.29%)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32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5.31엔보다 0.99엔(0.79%) 하락했다.

달러화는 1분기 GDP 잠정치가 이전 속보치보다 개선되고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엔화에 대한 아시아장에서의 낙폭을 줄였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8% 반영했다.

스코셔뱅크의 샤운 오스본 전략가는 "달러화는 더 안정돼 보인다"며 "이는 1분기 GDP 발표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전일 달러는 이번주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지만 6월 금리 인상 기대가 이어져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올랐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간밤 일본은행(BOJ)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 동안 놀랍게 하향세(to the downside)였다"고 말한 여파도 미 국채가와 달러화에 영향을 끼쳤다.

불라드 총재는 "모든 것을 고려할 때 3월 FOMC 이후 미국의 거시경제 데이터는 비교적 부진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2017년 1~3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소비지출과 기업투자의 상향 조정으로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1.2%라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조사치는 각각 0.8%와 0.9%였다. 이전에 발표된 속보치는 0.7%였다.

1분기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연율 0.6% 증가로 속보치 0.3%에서 상향 수정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3.5% 증가였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율 2.4%로 속보치와 변함이 없었다.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속보치 연율 2.0%에서 2.1%로 수정됐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웃돈 것이다.

1분기 기업이익은 4분기 전분기 3.7% 증가에서 0.3% 감소로 반락했다. 4분기째 증가세가 중단됐다. 도이체방크와 폴크스바겐 등에서 대규모 법률 비용이 지출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세후 기업이익은 전년비 11.9% 증가했다.

1분기 기업 고정 투자는 원유 산업 덕분에 속보치 연율 9.4% 증가에서 11.4%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1분기 정부 지출은 속보치 연율 1.7% 증가가 1.1% 증가로 하향 수정됐다.

1분기 순수출은 GDP 증가에 0.13% 기여했다.

또 미 상무부는 4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1.8% 감소였다. 3월 내구재수주는 2.3% 증가로 수정됐다.

4월 민간 항공기 수주가 9.2% 급락하며 전체 수주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통상 민간 항공기 수주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다.

운송 및 운송장비 수주는 0.3% 감소했다.

운송을 제외한 수주는 0.4% 줄었다. 국방을 제외한 수주는 0.8% 감소했다. 항공을 제외한 비국방자본재는 전달과 변화가 없었다.

올해 총 내구재수주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자본재 수주는 같은 기간 1.3% 늘었다.

BMO캐피털은 내구재수주는 2분기 경제 성장이 약할 수 있는 점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상승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전월 97.0에서 97.1로 높아졌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97.5를 예상했다.

5월 기대지수는 전달 87.0에서 87.7로 상승했다.

5월 현재 여건 지수는 전달 112.7에서 111.7로 내렸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달 2.5%에서 2.6%로 높아졌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달 2.4%에서 변동이 없었다.

미시간대는 5월 확정치가 이전 잠정치나 4월과 큰 변화가 없었다며 미국인들의 소비 태도는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오는 6월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인 보수당과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든 영향으로 내렸다.

파운드화는 지난 22일에도 여당 지지도가 46%로 야당 33%보다 앞섰지만 격차가 열흘 전 17%포인트에서 축소됐다는 이유로 빠진 바 있다.

이날 유고브/타임스 여론 조사에서도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이전의 9%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좁혀졌다.

노무라의 조단 로처터 전략가는 "시장에 최악의 결과는 절대 다수당이 없는 의회의 탄생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다"고 내다봤다.

CMC마켓츠는 파운드화 1.2840달러가 무너지면 1.2750달러를 향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파운드화의 하락은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서 엔화에 대한 낙폭을 더 줄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횡보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나온 경제지표들이 경기 개선 징후를 보였지만 시장의 기존 불안을 크게 완화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린제이그룹은 1분기 GDP 잠정치는 개선됐지만 2분기 GDP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2분기 GDP 전망치를 최근 확인된 주택 판매 둔화를 반영해 기존 4.1%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경기 낙관론도 여전했다.

PNC의 거스 포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2분기에 소비와 기업 투자 확대, 주택시장 개선, 고용시장 호조 등으로 반등할 것이다"며 "2분기 GDP가 거의 4%에 육박하면서 올해 전체로 2.3%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포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 의회가 인프라 투자와 세제개편안을 실행한다면 성장률은 더 나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주춤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시장이 내년 경기침에 확률을 너무 높게 보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의 행정부의 세제안에 대해서는 너무 비관하면서 달러화에 대해서 과매도(숏)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투자은행은 유로화보다는 엔화에 대해서 달러화의 강세를 추천한다며 양국의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 다이버전스가 더 도드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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