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이번주 나온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은 영향과 2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의 개선에도 사흘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내린 2.248%에서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속보치보다 개선된 1분기 GDP 잠정치가 나오고 내구재수주가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나왔음에도 전일의 강세를 이어갔다.

전일 국채가는 이번주 중 나온 5월 FOMC 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은 영향으로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간밤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되돌림으로 안전자산인 국채가가 더 오름세를 보였다며 이날 지표들이 시장 예상을 웃돌아 상승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간밤 일본은행(BOJ)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 동안 놀랍게 하향세(to the downside)였다"고 말한 여파도 미 국채가와 달러화에 영향을 끼쳤다.

불라드 총재는 "모든 것을 고려할 때 3월 FOMC 이후 미국의 거시경제 데이터는 비교적 부진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략가들은 또 지표 개선이 시장의 이전 시각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있는 데다 채권시장이 다음주 월요일까지 '메모리얼 데이' 연휴로 오후 2시 조기 폐장하기 때문에 거래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2017년 1~3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소비지출과 기업투자의 상향 조정으로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1.2%라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조사치는 각각 0.8%와 0.9%였다. 이전에 발표된 속보치는 0.7%였다.

1분기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연율 0.6% 증가로 속보치 0.3%에서 상향 수정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3.5% 증가였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율 2.4%로 속보치와 변함이 없었다.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속보치 연율 2.0%에서 2.1%로 수정됐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웃돈 것이다.

1분기 기업이익은 4분기 전분기 3.7% 증가에서 0.3% 감소로 반락했다. 4분기째 증가세가 중단됐다. 도이체방크와 폴크스바겐 등에서 대규모 법률 비용이 지출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세후 기업 이익은 전년비 11.9% 증가했다.

1분기 기업 고정 투자는 원유 산업 덕분에 속보치 연율 9.4% 증가에서 11.4%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1분기 정부 지출은 속보치 연율 1.7% 증가가 1.1% 증가로 하향 수정됐다.

1분기 순수출은 GDP 증가에 0.13% 기여했다.

GDP 잠정치가 나온 후 10년과 2년 만기 국채간 수익률 차이는 94bp로 전일보다 더 좁혀졌다. 이는 향후 시장의 경기 낙관론을 보여주는 수익률 곡선이 누웠다는 의미다.

린제이그룹은 1분기 GDP 잠정치는 개선됐지만 2분기 GDP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PNC의 거스 포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2분기에 소비와 기업투자 확대, 주택시장 개선, 고용시장 호조 등으로 반등할 것이다"며 "2분기 GDP가 거의 4%에 육박하면서 올해 전체로 2.3%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포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 의회가 인프라 투자와 세제개편안을 실행한다면 성장률은 더 나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미 상무부는 4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1.8% 감소였다. 3월 내구재수주는 2.3% 증가로 수정됐다.

4월 민간 항공기 수주가 9.2% 급락하며 전체 수주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통상 민간 항공기 수주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다.

운송 및 운송장비 수주는 0.3% 감소했다.

운송을 제외한 수주는 0.4% 줄었다. 국방을 제외한 수주는 0.8% 감소했다. 항공을 제외한 비국방자본재는 전달과 변화가 없었다.

올해 총 내구재수주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자본재 수주는 같은 기간 1.3% 늘었다.

BMO캐피털은 내구재수주는 2분기 경제 성장이 약할 수 있는 점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상승하면서 국채가 오름폭이 거의 줄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전월 97.0에서 97.1로 높아졌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97.5를 예상했다.

5월 기대지수는 전달 87.0에서 87.7로 상승했다.

5월 현재 여건 지수는 전달 112.7에서 111.7로 내렸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달 2.5%에서 2.6%로 높아졌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달 2.4%에서 변동이 없었다.

미시간대는 5월 확정치가 이전 잠정치나 4월과 큰 변화가 없었다며 미국인들의 소비 태도는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서도 큰 움직임 없이 조기 폐장했다.

RW프레스리치앤코는 "오늘 변동폭은 매우 좁았다"며 "우리는 6월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 반영했다. 그 이후는 의문인 상태이다"고 진단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2분기 GDP 전망치를 최근 확인된 주택 판매 둔화를 반영해 기존 4.1%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경기 낙관론도 여전했다.

부티끄인베스트먼트뱅크인캐피털의 샤론 스타크는 "최근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 지수 호조는 우리가 아직 경기 확장기의 종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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