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 주(5월29일~6월2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가오는데 따라 약세 우위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6월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할 시점인 데다, 신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채권 약세 재료가 우위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급격한 손절매 등이 진행되기 어려운 시점인 데다, 대기 수요는 꾸준한 만큼 금리가 상승 폭을 키우기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6월 FOMC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이미 반영된 반면 덜 매파적으로 평가되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여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따른 청치 불확실성으로 미국 금리가 오르지 못하는 점도 금리 상단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월말 월초 발표될 산업생산과 수출 등 국내 지표와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및 고용지표 등에 주목하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31일 4월 산업활동동향이 나온다. 6월 국고채발행계획은 6월 1일 공개될 예정이다. 같은 날 5월 수출과 소비자물가도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오는 30일 4월 개인소득 및 소비자지출이 나오고, 다음 달 1일 5월 ISM 제조업 PMI, 2일 5월 비농업고용지표가 각각 발표된다.

◇박스권 등락 지속…'홀짝 장세'

지난주(15~19일) 채권금리는 하루 오르고 하루 빠지는 이른바 '홀짝' 장세를 이어갔다. 주간 기준으로는 단기물은 소폭 오르고 장기물은 소폭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주말 대비 0.6bp 오른 1.677%에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1bp 하락한 2.23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364.80(26일)까지 고점을 높이는 등 신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간 데서 알 수 있듯 안전자산인 채권 매수 심리 위축 현상이 지속했다.

새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부담도 채권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반면 주초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는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금리 하락 재료가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기존 감산 합의 연장 등에도 국제유가가 큰 폭 내린 점도 금리 상단을 제한했다.

한국은행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외국인은 통안채를 중심으로 1조62억원 규모의 채권 현물을 순매수했다. 3년 국채선물은 440계약, 10년 국채선물은 8천34계약 각각 순매수했다.

◇모멘텀 부족…심리 위축 속 박스권 등락

전문가들은 일부 지표 발표 외에 대형 이벤트가 없는 만큼 금리가 지난주와 같이 방향성 없는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새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와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채권 약세 요인이 우위다. 브레이크 없는 코스피의 고공행진도 채권에는 비우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해외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유착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정치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결국, 이번 주도 금리가 지난주의 거래 범위를 벗어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은 많지 않은 셈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고, 미국 고용지표도 잘 나오고 있어서 전반적인 환경은 금리 상승에 더 우세한 상황"이라며 "다만 수급으로 보면 한쪽으로 쏠린 상황은 아니어서 방향성을 크게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해서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대세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가가 올라가면 채권이 강세로 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와 5월 FOMC 의사록 확인 등으로 통화정책과 관련한 이벤트들은 단기적으로 일단락되고 월말 월초 지표 일정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최근 지표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어 금리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지속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시장까지 대체로 가격 동향이 견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월말 월초 지표가 관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가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며 "새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금리 하단을 막고,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증언 가능성 등 미국의 정치 불안은 채권에 다소 강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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