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정책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일제히 지주회사들의 저평가 매력과 자회사 실적 개선, 지배구조 개선에 주목해 러브콜을 보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SK[034730] CJ[001040], LG[003550] 등 지주 회사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올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지주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고 소액주주권이 강화돼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이유 등에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권 강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대선 공약 중 가장 먼저 언급됐다"며 "지배주주에 대한 비지배주주의 경영권 견제가 용이해져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경영 및 지배구조 투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주회사 요건 강화로 지주사들이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최소지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자회사 주가 상승과 배당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즉, 기존 지주사들은 자회사 중 상장사의 지분 50%, 비상장사의 경우 50% 정도 확보해야 하는데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회사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얘기다. 또 자회사의 배당을 늘려 현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이 경우 SK는 SK텔레콤 지분을 4.8%, 약 9천730억원 정도 추가로 사들여야 하고 비상장사인 SK건설에 대해서는 680억원 정도 투입해야 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현재 20.1% 갖고 있는데 향후 4조원가량 더 사들여야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그 밖에 SK는 자회사 SK E&S의 실적 증대와 제 4차산업 혁명 관련 사업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탄발전은 대부분 LNG발전으로 대체될 텐데 LNG업계 내 단연 급전 순위가 높은 곳이 발전 단가가 저렴한 SK E&S다"며 "SK E&S의 향후 실적과 또 다른 자회사인 바이오팜 파이프라인 가치까지 반영하면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8배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주사들이 지배구조 개편으로 리레이팅(re-rating)되는 가운데 특히 실적까지 뒷받침되는 곳들이 눈에 띈다.

CJ는 올리브영을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성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올리브영 매장은 지난해 800개로 2015년대비 45%가량 증가했으며 매출도 47.1%로 늘었다.

지난 1분기에도 올리브영 점포 수가 68개 추가로 늘었으며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의 순자산가치 중 20%를 넘는 CJ제일제당 주가는 4월 저점 대비 12% 이상 늘어나 CJ의 순자산가치고 1천981억원 뛰었다"며 "자회사들 주가 상승으로 보유 지분가치가 늘어나 CJ도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LG는 비상장 자회사인 서브원과 CNS, 실트론의 견조한 실적을 비롯해 LG생활건강 등 주력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순자산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의 주가는 LG전자 상승에 힘입어 18% 가까이 올랐으나 여전히 올해 예상 PER 대비 8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다"며 "비상장 자회사가 모두 양호한 실적을 내는 등 LG의 주가도 완연하게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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