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수일간 대기 질이 양호한 날이 이어졌으나 여의도의 '미세먼지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지시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투기 우려감도 높다.

이달 초 논쟁에 불을 지핀 인물은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였다. 그는 "20년간의 장기 추세를 볼 때 현재의 우리나라 미세먼지 상황이 과거보다 나쁘지 않다"며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대책을 세워야 하는 중차대한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봄에 유난히 미세먼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도 대선을 앞둔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의 글에는 자칭, 타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반박글이 즉각 올랐다.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2007년 백령도에 처음 생겼는데, 과거 데이터의 신뢰성이 의문", "실제 체감되는 것과 반하는 데이터의 신뢰도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면 오히려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등 의견이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을 내놓았다. 노후 화력발전소를 셧다운하겠다고 밝히며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급등세를 나타냈고 한국전력에는 공매도 물량이 몰렸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전력의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유통주식 대비 공매도 물량은 12%를 넘어섰고 지난주 공매도 단가는 4만2천원을 하회해 추가 하락도 예견됐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오타와대 연구진은 대기 질이 안 좋을수록 S&P500지수가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표준편차 한 단위만큼 나빠질 때마다 주가 수익률은 12%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쁜 공기에 노출되면 사람들의 감정 상태가 우울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사고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리스크 수용도도 떨어지게 되며, 낮은 리스크 수용도는 곧 수익률 하락으로 반영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정치와 결부되며 국내 증시는 연구결과와 반대로 흘러갔다. 이달 중 대기 질이 가장 안 좋았던 지난 8일에 코스피는 2.3% 뛰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대기 상태가 평균치보다 크게 양호했던 10일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0.99%에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세먼지 관련주의 급등락은 정권 초기에 흔히 부각되는 수혜와 피해주 찾기의 모습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정치 이슈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정권 초기 단발성에 그칠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세먼지 이슈는 중국을 포함한 원인 분석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 대책 마련의 실효성이라는 중간 연결고리들이 투자 관점에서 체크돼야 하는 단계"라며 "이중 무엇이라도 생략되면 그것은 투기가 된다"라고 진단했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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