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오는 7월 '2020 혁신방안' 시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0)들이 2020년을 목표로 한 혁신방안을 제출하라는 김용환 회장의 불호령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지난해 '빅배스'의 상흔을 털어낸 농협금융지주가 장기 로드맵 마련에 나서며, 계열사별 수익성 강화에 드라이브가 걸렸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내달 초까지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농협저축은행, 그리고 NH투자증권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계열사 7곳의 개별 혁신방안을 수립한다.

이번 혁신방안은 2020년과 2025년을 목표로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는 중장기 성장 로드맵이다.

그간 농협금융은 핵심계열사인 농협은행이 특수은행인 데다, 농업을 바탕으로 한 경제조합 등이 함께 있는 탓에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와 수익성을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을 비롯한 대기업 여신 관리에서 드러난 부실은 치명적이었다.

빅배스를 앞세운 비상경영을 통해 지난해 상반기 기록했던 적자를 석 달 만에 털어내는 등 그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온 농협금융은 앞으로 차별화된 수익성을 통해 2020년에는 다른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이번 혁신방안 마련에 계열사 CEO의 긴장감이 남다른 이유는 김 회장이 연임이 확정된 후 진행된 첫 계열사 CEO 회의에서 이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내달 초 예정된 혁신방안 발표를 계열사 CEO가 농협금융 내 주요 임직원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주문했다. CEO가 누구보다 중장기 로드맵에 대해 구체적으로 꿰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다른 금융지주 내 경쟁사 분석을 시작으로 혁신방안 마련에 착수한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수시로 CEO와 내용을 공유하며 잦은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 농협금융 계열사 CEO는 "통상 기획담당 임원이 보고하던 내용을 직접 발표해야 하다 보니 디테일한 부분을 더 챙기게 된다"며 "임기 이후의 전략까지 좀 더 큰 그림에서 먹을거리를 마련하라는 뜻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범 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자산관리를 통한 소매금융 차별화를 키워드 중 하나로 내세웠다. 농협은행의 주 고객 연령층이 다소 높고 지역 기반 고객도 많은 만큼, 시중은행보다 다가가기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농업 금융에 특화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농협캐피탈과 농협저축은행은 새 정부에서 강화될 서민금융을 기반으로 대고객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NH투자증권 역시 계열사 내 기업투자금융(CIB)을 이끌어가는 주체적인 역할을 좀 더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농협은행과 함께 해외 시장에 진출한 네트워크가 가장 많은 만큼 대규모 해외 IB 딜 수주에 주력하기 위한 계획을 담을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내달 초 계열사별 혁신방안을 발표해 이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는 7월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달로 지난 일 년간 농협금융이 달성한 실적을 뛰어넘는 등 경영 상황이 안정된 만큼, 이제는 다른 금융지주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이번 혁신방안은 어떤 연간계획보다도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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