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코스피가 글로벌 주요 국가 주가지수보다 상승 속도를 더욱 빠르게 높이고 있다. 한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코스피는 약 3.03% 오르며 2,355.30까지 올라섰다. 코스피의 이런 상승폭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의 주가지수 오름폭을 웃도는 것이다.

미국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같은 기간 0.88% 오르는 데 그쳤고, 영국 증시도 1.51%의 상승폭을 보였다.

프랑스와 독일, 일본, 네덜란드, 호주 등의 증시가 지난 2주간 1% 안팎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도 코스피의 오름세는 눈에 띈다.

인도(2.78%)와 베트남(2.49%), 태국(1.64%), 대만(1.15%) 등 신흥국 주가지수는 강세를 보였지만, 코스피의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유독 상승 모멘텀을 강하게 받는 데 대해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며 그동안의 글로벌 대비 저평가가 해소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기업의 이익 사이클이 7년 만에 상향 조정되는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익 상향율도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레버리지가 가장 큰 한국 기업의 이익전망이 개선되기 때문"이라며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서승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벨류에이션 리베이팅 가능성이 큰 이유는 올해 기업들의 이익 증가 안정성 때문"이라며 "순이익은 4년 연속 성장이 추정되고, 최근 연간 이익성장의 폭에 비해 2배 이상 강도도 증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 연구원은 "대북 긴장 완화까지 더해진다면 코스피는 심리적 만족 주가수익비율(PER) 레벨인 10배 정도까지 재평가될 수 있다"며 "지수가 2,466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경우 리플레이션 모멘텀이 둔화해 코스피가 유독 강세폭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트럼프 케어'의 의회 통과 무산 등으로 그동안 과도하게 반영됐던 트럼프 정책 기대감이 약화해 글로벌 증시 전반의 리플레이션 기대가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급등세를 이어가며 역사적 고점에 올라왔지만, 여전히 신흥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 내에서 한국은 벨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에서 시장이 과열권으로 진입했다는 진단도 있지만, 코스피는 일별이나 주별, 월별 기준으로 아직 과열권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 센터장은 "엘리어트 파동이론과 일목균형표 시간론 등을 볼 때 코스피는 7월까지 최고 2,450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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