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작년 5월 홍순만 사장이 새로 취임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당기순손실에 빠진 기업이 됐다. 이자수익이 대폭 줄면서 현금흐름이 악화했고 부채비율은 높아졌다. 새 정부 출범 후 비정규직 문제와 조직 변화의 불확실성 속에서 재무구조에도 힘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2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작년 연결 기준으로 2천2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지난 2015년 8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봤으나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3.98%로 후퇴했다. 종속 기업을 뺀 별도 기준으로도 2천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코레일은 매출액이 줄곧 성장세다(2012년 4조8천153억원→2016년 5조6천936억원). 영업이익도 3년 연속 흑자를 유지 중이다. 그런데도 금융원가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해 현금흐름이 나빠졌다.





작년 코레일은 금융원가로 4천543억원이 나갔다. 대규모 금융원가의 원인은 92.4%를 차지하는 이자비용 때문이다. 코레일은 작년에만 회사채 이자비용으로 4천155억원을 썼다. 전체 차입금에 대한 가중평균 자본화 이자율은 연 3.54%다.

이날 현재 회사채 잔존액은 9조8천억원 수준이다. 이중 1조1천억원은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온다. 차환을 진행하면 미국 금리인상과 국내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금리상승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금은 약 1년 전처럼 같은 신용등급 대비 금리가 높지 않은 점이 위안거리다.

코레일의 회사채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종목은 표면금리가 5.69%에 달한다. 금리가 5%를 넘는 종목이 13개나 되는데 2021년 2월이 넘어야 모두 사라진다. 금리 4%를 웃도는 종목도 12개다. 높은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은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15년에는 금융수익이라도 1천억원을 넘겼다. 1년 새 이 수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2016년 455억원).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넣을 현금성 자산이 줄다 보니 생긴 일이다.

부채비율은 작년 288%로 전년보다 4.75%포인트 늘었다. 코레일은 작년 홍순만 취임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경강선(판교~여주), 동해선(부전~일광) 등 광역철도가 16.6%(88.6㎞) 늘며 600㎞ 시대를 열었지만, 외형만 커지고 수익성과 재무상황은 모두 부진했다.

경영 악화는 조직 변화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철도의 공공성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통합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하면 통합 과정에서 코레일의 목소리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

코레일은 비용 절감차 정비 등 일부 인력의 외주화를 추진했지만, 이 역시 새 정부 기조에 맞지 않아 걸림돌이 생겼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이 기관사와 승무원, 역무원, 차량유지보수까지 무차별로 외주화하고 있다"며 "승객도 하청근로자도 모두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산 넘어 산이다. 올해 1분기 말, 코레일의 비정규직은 100명, 소속 외 인력은 6천230명이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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