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호주 경제의 뇌관으로 꼽혀온 주택시장의 과열이 식는 듯한 양상이 나타나 눈길을 끈다.

호주의 1~2위 대도시이자 그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시드니와 멜버른의 집값이 2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코어로직은 29일 지난주 시드니의 주택가격은 0.1% 하락했고, 멜버른은 0.5% 내렸다고 발표했다.

두 도시의 집값은 이전주 0.4%와 1.0%씩 하락한 데 이어 재차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두 도시의 누적 집값 상승률은 3.6%와 2.8%로 전주대비 0.1%포인트와 0.5%포인트씩 낮아졌다.

전년동기대비로 보면 시드니(10.9%)와 멜버른(11.4%)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두 자릿수 오른 상태다.

하지만 지난 3월(시드니 18.9%, 멜버른 15.9%)과 비교할 때 전년대비 상승률은 크게 둔화했다.

특히 시드니는 글렌 스티븐스 전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2015년 "일부 집값은 미쳤다(crazy)"는 과격한 진단을 했을 정도로 집값이 무섭게 올라온 곳이다.

지난 3월 호주 8대 도시의 전년대비 주택가격 상승률은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인 12.9%를 기록한 바 있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시장 과열에 문제의식을 느낀 호주 금융당국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이자만 내는 대출의 비율을 줄이는 조치 등의 규제 강화책을 지난 3월 말 꺼내 들면서 꺾인 모양새다.

시드니와 멜버른의 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3월에는 1.4%와 1.9%를 나타냈으나 4월에는 0.0%와 0.5%로 크게 둔화했다.

8대 도시의 4월 한달간 평균 상승률은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0.1%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와 멜버른이 주택가격인 최근 2주 연속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8대 도시의 이달 평균 상승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점쳤다.

BI는 다만 호주의 주택가격은 과거에도 5월에 소폭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16일 공개한 5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규제 강화책의 전면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2일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조정이 나타날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호주 23개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한 바 있다.







<지난주 호주 주요 도시 주택가격 상승률>

※자료: 코어로직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