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과 이탈리아 조기총선 우려가 부각되면서 외환시장이 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유럽 불확실성 확대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융완화 축소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 22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채무 경감과 3차 구제금융 지급을 둘러싼 의견에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그리스의 국채 상환에 경고등이 켜졌다.

시장에서는 2010년부터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그리스 채무 문제로 인해 유로화 약세·엔화 강세 흐름이 재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채권단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내달 15일까지 그리스 추가 지원에 합의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7월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갚지 못하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5월 프랑스 대선 이후 투자자금이 달러에서 유로로 이동하면서 유로 매수세가 급속하게 확대됐다"며 "그 반동으로 (가뜩이나) 유로화 매도가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이탈리아 조기 총선 관측도 유로화 매도 재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총선이 당초 예상됐던 내년 봄이 아닌 올해 9월로 앞당겨 실시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탈리아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 금리 급등)했고, 이는 유로화 매도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총선을 통해 유로 체제에 반대하는 정당이 오성운동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리스 국채의 경우 일부 채권단만이 보유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국채는 자국 은행을 포함해 전 세계에 채권자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시장에 끼치는 영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탈리아 선거 리스크가 더 크다"며 "만약 조기 선거가 실시되면 그리스 문제와 맞물려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연구소는 "이탈리아가 9월에 총선을 실시하면 ECB의 완화 축소 결정은 시장이 예상해왔던 올해 가을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는 유럽 정치 리스크에 대한 뿌리 깊은 경계감이 엔화 매수 요인으로 계속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 현재 유로-엔 환율은 전일 도쿄 마감가(오후 5시 기준) 대비 0.95엔 내린 123.46엔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도쿄 전장 대비 0.0051달러 하락한 1.1128달러를 기록 중이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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