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경로 재평가해야 할 수도"…'연내 2번'에 반대 가능성 열어

WSJ "6월엔 금리 올리겠지만 9월 인상은 불확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내에서 강경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동향이 우려스럽다는 발언을 내놔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를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30일(현지시간) 뉴욕경영학협회 연설에서 '조만간'(soon)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의 2% 복귀를 향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부진하다면 "결국 나는 적절한 정책 경로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그렇게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단서를 달았으나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한 뒤 향후 금리 인상 횟수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의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되고 몇 시간 뒤 전해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헤드라인(표제) PCE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1.7%로 3월에 비해 0.2%포인트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2월 2.1%를 나타내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연준의 목표인 2%를 넘어섰으나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4월에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1.5%로 내려선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브레이너드 이사의 이날 인플레이션 우려 발언은 그가 연내 두 차례의 추가 인상을 지지하는 다른 연준 고위 관계자들과 대립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상에는 뜻을 같이 하겠지만 이후로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2015년 12월 연준의 '제로금리' 탈출을 앞두고 신중론을 주문하는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을 계기로 시장이 주목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올해 3월 FOMC를 앞두고는 그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취지의 연설을 하자 3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이 확실해졌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WSJ은 연준이 6월에는 금리를 올리겠지만 다음번 인상이 9월이 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브레이너드 이사가 지적한 인플레이션 둔화를 근거로 꼽았다.

WSJ은 다른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한도 증액이 늦춰지면서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가능성을 거론했다.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과거처럼 대치할 경우 연준도 종전 계획에서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지난 3월 중순 부채한도의 법적 효력이 되살아나면서 당시의 정부부채 잔액(약 19조9천억달러)이 바로 한도가 됐다.

이에 따라 더는 빚을 늘릴 수 없게 되자 미 재무부는 재원을 임시로 조달하는 특별대책을 발동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주 의회에 8월 휴회 기간에 들어가기 전에 부채한도를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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