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DI와 산업연구원(KIET), 금융연구원(KIF),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5개 국책연구원은 7일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유가가 공급 측 요인 만으로 10% 하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률과 소득은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책연구원들은 보고서에서 "유가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지 않는 한 올해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 정도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유가 하락이 공급 측 요인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등의 수요 측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 하락의 금융위기 전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상수지가 적자고 실질 민간 신용이 큰 폭으로 확대된 일부 산유국과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주요 국책 연구원들은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의 금융 위기가 미국의 금리 인상 등과 중첩될 수 있다"며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5개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신흥국 중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매우 낮은 그룹에 속해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일부 산유국에 국한된다면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을 가진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축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정책 대응에 대해 연구원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전체의 구매력 증가분이 개별 경제주체에 배분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산업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또 "산유국과 신흥국의 경제, 금융시장 불안이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자본유출입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요 국책 연구원들은 덧붙였다.

jheo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