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미국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와 카타르 외교단절 등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지표 혼조 속에 차익실현 매도로 내렸다. 달러화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를 따라 소폭 올랐다.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카타르 외교단절이 원유시장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하락했다.

오는 8일 조기총선을 앞둔 영국에서는 지난 3일 저녁 7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치는 테러가 발생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범인은 승합차로 런던 시내 런던 브리지에서 인도로 돌진해 사람들을 쓰러뜨린 뒤 인근 식당가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현재 영국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집권여당인 보수당과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보수당이 앞서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카타르 외교단절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은 카타르가 테러리즘 지원으로 지역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외교 관계를 단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리비아 임시정부와 예멘·몰디브 정부도 카타르와의 단교에 동참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분기(2017년 1~3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앞선 속보치보다 상향 수정됐지만, 이전의 부진한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 노동부는 1분기 비농업 생산성 수정치가 연율 0.0%(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변동 없음이었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는 연율 0.6% 하락이었다.

생산성은 지난해 3분기 이전에는 1970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인 3분기 동안 내렸다. 최근 생산성 상승세의 부진은 기업의 고용과 근무시간이 늘어난 데다 경기 확장 속도가 역대로 가장 부진한 탓으로 분석됐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생산성 하락을 미 경제가 직면한 큰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의 지난 5월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지수는 하락한 데다 시장 예상치도 밑돌았다. 다만, 89개월째 확장세는 유지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7.5에서 56.9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57.0을 밑돈 것이다.

지난 4월 미국의 공장재수주 실적도 소폭 하락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4월 공장재수주 실적이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공장재수주는 4개월 연속 증가 후 4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WSJ 조사치도 0.2% 하락이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와 카타르 외교단절 등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25포인트(0.10%) 하락한 21,184.0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7포인트(0.12%) 낮은 2,436.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12포인트(0.16%) 내린 6,295.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하락 출발해 하락세로 마감했다. 장중 나스닥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오름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영국 테러와 카타르 외교단절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데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산업과 소재,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 등이 내렸고 에너지와 금융, 기술 등은 소폭 올랐다. 업종별 등락 폭은 1% 미만이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시장 하락에 일조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1천 달러를 돌파했다.

알파벳 클래스A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78% 오른 1,00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첫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공개한 애플의 주가는 1%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은행(IB)인 퍼시픽크레스트가 애플의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 투자은행은 애플의 주가가 다음 아이폰 모델에 대한 호재만 반영했을 뿐 위험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양제 제조업체인 허벌라이프의 주가는 이번 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6.7%가량 내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영국 테러 발생에도 증시 하락세가 제한됐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총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영국 상황을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5.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54% 상승한 9.9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지표 혼조 속에 차익실현 매도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오른 2.182%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높은 1.308%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높은 2.840%에서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지난주 말에 수익률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아진 여파로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와 하락 출발했지만 이번 주 큰 이슈들을 앞둬 낙폭이 크지 못했다.

지난주말 국채가는 완전 고용에 근접했음에도 지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에서 물가 압력이 강하지 않은 것이 확인돼 올랐다.

지난주말 10년물 수익률 종가 2.159%는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최저치이다.

이번 주 주 관심사는 오는 8일에 모두 열리는 영국 총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결정,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증언 등이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5월 고용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보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비둘기 신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비둘기 신호가 나오면 10년물 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에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3월 중순에 기록했던 올해 최고치에서 40bp가량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투자자들이 채권을 매도하려면 올해 말에 재정부양책이 전개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며 아니면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거나 최근의 물가 둔화 신호가 일시적으로 끝나는 경우여야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은행은 "이런 요인들 없이는 10년물 수익률이 여기서부터 많이 오르는 것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와 유가 하락세 속에 오전에 줄였던 낙폭을 소폭 확대했다.

일부 전략가들은 최근 물가 지표 부진과 상관없이 연준이 매파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넷웨스트의 미쉘 지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말까지 연방기금(FF)금리를 2.50~2.75%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추가로 세 차례 더, 내년 네 차례 인상 전망을 고수한 셈이다.

연준은 지난 1년 반 동안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FF 금리는 현재는 0.75~1.0% 수준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94% 반영했다.

지라드는 5월 고용지표의 약세는 정확하게 경제의 건강함을 묘사하는 것이라며 6월 고용이 반등하는 데다 근원 물가와 임금 측면에서 5월의 연율 지표들은 최근래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분기 마다할 금리 인상 중 한 번을 자산 축소 발표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기존 전망을 고수한다며 자산 축소는 9월에 발표가 된 후 이르면 10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라드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랜들 퀄스와 마빈 굿프렌드를 연준 이사진에 임명할 계획도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일 수 있다고 보는 이유라며 둘은 통화정책 결정에 더 규칙적인 접근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ECB의 통화정책 결정도 주목했다.

헤지펀드 나인알파캐피털의 제이슨 에반스는 "ECB로부터 조기 출구 전략 같은 충격이 나온다면 유로존뿐 아니라 미국 국채시장도 뒤흔들릴 것이다"고 내다봤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국과 독일 국채수익률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이는 독일 국채를 팔고, 미 국채를 사들였다는 의미이며 또 ECB의 채권매입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를 따라 소폭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48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0.41엔보다 0.07엔(0.06%)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5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81달러보다 0.0027달러(0.23%)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3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4.55엔보다 0.21엔(0.16%) 내렸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내용이 혼재된 가운데 엔화에 오름폭을 줄였지만, 유로화에는 상승을 유지했다.

지난주말 달러화는 5월 고용 지표가 하루 앞서 호조로 발표됐던 민간고용과는 딴판으로 나오면서 내렸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주 거의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린 까닭에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오면서 오른 것이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채가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국채금리도 이번 주 주요 일정을 앞두고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이번 주 주 관심사는 오는 8일에 모두 열리는 영국 총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결정,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증언 등이다.

스코셔뱅크는 "위험은 목요일(8일)까지 고조된다"고 내다봤다.

외환 전략가들은 또 5월 고용 지표 발표 후 6월을 제외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NY멜론의 네일 멜러 수석 전략가는 "미 국채의 수익률 곡선은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로 여전히 약하다"며 "이것 하나만으로도 달러화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멜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인 추문도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달러화의 추가 약세가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영국 파운드화는 주말 동안 런던에서 벌어진 테러 이후에 달러화에 약세를 보였다가 오는 8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인 보수당이 야당인 노동당보다 앞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로 반등했다.

파운드화는 전장보다 0.2% 높은 1.29070달러에서 움직였다.

멜러는 "시장은 지정학적 사건에 매우 둔감하고, 파운드화는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더 반응했다"며 또 "시장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이 앞서고 있는 결과를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일요일에 나온 서베이션/더 메일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이 40%, 노동당이 39%의 지지를 얻어 격차가 거의 좁혀졌지만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1~12%포인트 차이로 보수당을 앞서기도 했다.

전략가들은 영국 총선 외에도 8일 열리는 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샬라 마르쿠센 글로벌 헤드는 ECB가 어떤 정책 변화도 발표하지 않을 것 같다며 그래서 조건부 통화정책 정상화 시나리오에 대한 논의에 대해 조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르쿠센은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ECB가 한 달 400억 유로로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오는 9월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규모를 분기 100억 유로로 줄인 후 2018년 9월에 QE를 종료하고, 같은 해 12월에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페소화는 집권여당이 멕시코 최대주인 멕시코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으로 달러화에 2.17% 올랐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엔화에 반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유로화는 꾸준히 달러화에 낙폭을 줄였다.

ING은행은 유로화가 ECB 회의를 앞두고 1.12~1.13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ECB가 선제 안내를 미묘하게 바꾸더라도 유로화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ING은행은 일부 양적 완화 축소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즉각적인 테이퍼링에 대한 힌트를 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NG은행은 하지만 유로화는 1.1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공격적인 긴축기조를 주장할 가능성이 작아,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카타르 외교단절이 원유시장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6센트(0.6%) 하락한 47.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4개국이 국제사회의 이란 적대정책을 비판한 카타르와 단교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아시아 거래에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뉴욕장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카타르를 둘러싼 갈등이 세계 원유시장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은 카타르가 테러리즘 지원으로 지역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외교 관계를 단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리비아 임시정부와 예멘·몰디브 정부도 카타르와의 단교에 동참했다.

BNP파리바의 헤리 칠링귀리언 전략가는 유가가 한때 상승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잠재적인 공급 영향에 대한 섣부른 진단은 명확한 결과 없이 이뤄진 것이고 이후 시장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면 원유 공급 감소를 이끌 수 있어 유가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단교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유가는 1% 넘는 강세를 보였지만 이내 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계자는 이번 카타르 갈등이 OPEC 감산 합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중동지역 산유국들의 정치적인 긴장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OPEC의 공급 감소를 통한 시장 안정 노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이란과의 단절 상황도 OPEC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카타르는 이란과 같이 큰 원유시장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은 올해 초부터 하루 산유량을 180만 배럴 감축기로 하고 합의를 이행 중이며 최근 감산 합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키로 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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