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美 원유재고 증가에 5% 급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 금융 시장에서 주가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 내용이 사전 공개된 가운데 내용이 예상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로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위험자산인 뉴욕증시가 오르자 하락했고, 달러화는 전일의 하락을 접고 반등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증가해 5% 이상 급락했다.

코미 전 국장은 상원 정보위 청문회를 앞두고 공개한 '모두 발언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외압이 있었다는 그동안의 미 언론의 보도를 공식으로 확인해준 셈이다.

시장은 다음날 예정된 영국 조기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총선에서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노동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아 끝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영국의 조기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 등으로 영국의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지속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CB는 다음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정책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은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신호를 제시할지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카타르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내리고,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을 예고하는 '부정적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 전망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치권을 둘러싼 우려가 완화한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46포인트(0.18%) 상승한 21,173.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1포인트(0.16%) 높은 2,433.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32포인트(0.36%) 높은 6,297.3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소폭 상승 출발해 강세로 마감했다.

장중 공개된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의 청문회 모두 발언문이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에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업종이 1.5%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 산업이 소폭 내렸고, 금융과 헬스케어, 소재, 부동산, 기술, 통신, 유틸리티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에너지업종을 제외한 업종별 등락 폭은 1% 미만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미 전 국장의 이러한 발언 수준은 시장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었다며 다음날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따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다만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추가적인 폭로가 나온다면 증시 방향성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농업 및 건설 기계 제작업체인 내비스타인터내셔널(Navistar International)의 주가는 실적 실망에 1%가량 하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4월 30일 마감된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순손실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 예금금리를 인상한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0.6% 상승했다.

CNBC는 골드만삭스가 예금 촉진을 위해 예금금리를 기존 1.05%에서 1.2%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코미 전 국장의 다음 날 발언은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등 다양한 정책 단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정책이 지연된다면 이는 곧 금융시장 가격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29% 내린 10.4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 내용 사전 공개에도 위험자산인 뉴욕증시가 오르자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오른 2.180%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높은 1.314%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7bp 상승한 2.838%에서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전일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상승한 것에서 물러서 보합세로 출발했다가 뉴욕증시 상승세에 낙폭을 확대했다.

전일 국채가는 8일 예정된 변수들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올랐다. 10년물 수익률은 올해 최저치이자 지난해 11월 10일 이후로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다음날 변수들이 시장의 단기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는 기대로 시장이 잠잠하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우려는 8일 열리는 영국의 총선 결과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 코미 전 미 FBI 국장의 의회 증언 등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가들은 또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성장과 물가 지표 약화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했다.

최근 국채가 상승의 배경에는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아무도 토를 달고 있지 않지만, 그 이후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오랜 기간 침묵할 수 있다는 진단도 등장한다.

다이와캐피털마켓츠의 레이 레미 헤드는 어느 정도 최근 국채의 강세장은 연준이 매우 낮은 인플레 환경에서는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채권 투자자들의 저항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6월 뉴욕증시의 상승 폭이 불안하다며 다음 주 예정된 FOMC 정례회의를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UBS의 아트 캐신 뉴욕증권거래소(NYTSE) 객장 담당 디렉터는 "연준의 다음 주 금리 인상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하는 이분법이 시장에 있다"며 특히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선 아래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대형은행 HSBC는 올해 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9%로 2% 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전략가는 이는 이전 전망치에서 0.3%포인트 높인 것이라며 단기물 수익률 상승이 장기물 수익률의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는 또 미 경제가 경기 확장 주기의 후반에 있는 데다 초과 부채 부담을 지고 있다며 이 점이 수익률의 큰 폭 상승도 막아설 것이라는 견해도 유지했다.

HSBC의 이런 전망치 수정은 시장의 흐름에서 벗어난 것이다. 현재 미국 채권시장의 올해 말 10년물 수익률 전망치 평균은 2.8% 정도다.

현재 로체스터대 교수인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6월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며 연준 보유자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너무 서둘러 통화 긴축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지 못했고 업체는 적합한 근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동력이 부족할 경우 연준이 목표로 하는 임금이나 물가상승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미리 공개된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예상 수준이라는 반응으로 상승 폭을 확대하자 낙폭을 소폭 더 확대했다.

CIBC월드마켓츠의 톰 투씨 헤드는 "코미의 사전 증언문은 주목을 받았지만, 우리가 본 것으로부터는 트럼프에 대해서 우려할만한 결정적인 부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DA데이비슨앤코의 메리 앤 헐리 채권거래 담당 부대표는 "몇몇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트럼프를 어떻게 할 정도의 어떤 내용도 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가들은 영국 총선과 다음 주초 예정된 국채 신규 공급 물량에도 부담을 느꼈다.

미 재무부는 12일(월요일) 3년과 1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서고, 13일에는 30년물을 발행한다.

이날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급락해, 다음날 지정학적 우려가 사라지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다음날 열리는 상원 증언을 앞두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모두 발언문이 미리 공개된 가운데 전일의 하락을 접고 반등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7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09.37엔보다 0.42엔(0.38%)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6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77달러보다 0.0010달러(0.08%)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7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3.37엔보다 0.33엔(0.26%) 올랐다.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오르면서 미 국채금리도 오르자 엔화에 상승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전일 지정학적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엔화에 1엔가량 가파르게 내린 바 있다.

지정학적 우려는 중동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한 데다 오는 8일 열리는 영국의 총선 결과와 ECB의 통화정책 결정, 코미 전 FBI 국장의 의회 증언 등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화는 ECB가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는 한 경제통신의 보도로 한때 달러화에 1.1202달러까지 급하게 떨어졌다가 낙폭을 점차 줄였다. 보도 전에는 1.1280달러에서 움직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이는 것(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강했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소식에 유로화가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단스케방크의 크리스토퍼 롬홀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만일 이 보도가 맞는다면 ECB가 긴축기조로 돌아설 준비가 안 됐다는 의미이다"고 설명했다.

씽크마켓츠의 내임 아슬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명백하게 이 보도 후에 비둘기파적인 ECB 성명을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은 테이퍼링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물가 전망치를 낮추는 성명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오는 8일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서 ECB가 시장을 실망하게 해도 최근 오른 유로화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은 시장 기대가 너무 높기는 하지만 지난 5월 중순 이후 유로화 강세가 둔화하려면 ECB 드라기 총재가 선제안내 변화를 매우 솔직하면서 상당히 강경하게 거부해야만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경기와 통화정책 요소가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줄었다며 유로화가 비싸다는 이유로 1.05~1.15달러 변동 폭을 깨고 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총선 결과 불확실성으로 보합권에서 움직이다가 달러화에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9630달러에 움직여, 전장보다 0.43% 올랐다.

INTL FC스톤의 원자재 컨설턴트인 에드워드 미어는 "영국 조기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각 당이 몇 석의 의석을 차지할지는 미지수이다"라고 진단했다.

FX 날리지는 단기 투자자들은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의석수를 늘리는 것을 "파운드화를 진정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볼 테지만, 이는 추가 의석수가 상당한 규모일 때 적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ETX 캐피털은 장기 투자자들은 보수당의 브렉시트 계획이 "파운드화에 부담될 것이라며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미리 공개된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예상 수준이라는 반응으로 상승 폭을 확대하자 엔화에 오름폭을 소폭 더 확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낙폭을 늘렸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증언 내용이 사전 공개됐지만, 내일 실제 증언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시장의 주요 테일리스크 위험은 코미의 증언이 백악관을 더 정치적으로 어렵게 하고, 재정정책과 규제 완화를 지연시킬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증가해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47달러(5.13%) 급락한 45.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 가격은 5월 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가는 세계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한 가운데 미국의 원유재고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329만5천 배럴 증가한 5억1천320만7천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는 350만 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는 332만4천 배럴 늘었고, 정제유 재고는 435만5천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 조사치는 휘발유 재고 20만 배럴 감소, 정제유 재고 40만 배럴 증가였다.

미국 원유재고는 9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일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9주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로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전일 장 마감 후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46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API 집계치는 휘발유 재고 410만 배럴 증가, 정제유 재고 180만 배럴 증가였다.

다만,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은 감소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총 원유 생산량은 하루 2만4천 배럴 감소한 931만8천 배럴을 기록했다.

전일 EI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내년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1천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70년 기록한 연간 하루 평균 최고치인 960만 배럴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감산 합의를 이행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생산 증가는 원유시장에 큰 악재가 되고 있다.

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은 올해 초부터 하루 생산량을 180만 배럴 줄이는 안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 중이며 지난달 말에는 이 합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는 안에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산유국들의 감산 노력으로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생산업체들의 생산 환경을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OPEC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도 가격에 부담되고 있다.

S&P 글로벌 플랫츠는 OPEC이 최근 높은 감산 이행률을 보이지만 지난 5월 생산량은 하루 27만 배럴 증가한 3천212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PEC 중 일부 국가들은 감산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카타르와 주변국의 갈등 상황이 앞으로 원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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