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의 보신주의적 여신 관행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진 원장은 21일 출입기자 기자간담회에서 "담보나 보증 위주의 낡은 보신주의 관행을 버리고 기술력이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자금을 지원해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금융산업이 국민경제 차원에서 성장에 상응할 정도의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며 "담보 위주의 중소기업 대출, 우량차주 중심의 신용대출, 저조한 중금리 대출 실적 등이 금융권의 보신적 여신 관행이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은 2014년 말 52%에서 2015년 말 53.9%, 2016년 말 55.7%, 올 3월 56.2%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 차주의 신용대출 비중도 2014년 말 32.4%에서 올 1분기 27.6%로 줄었고, 전체 가계 신용대출(107조4천억 원) 가운데 중금리 대출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진 원장은 "은행들이 사업성, 기술력, 미래가치를 정교하게 평가해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이는 잠재성장률이 2%대로 하락한 저성장 시대에 금융산업에 부여된 사명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진 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에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진 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다소 둔화하면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안정화될 것이라 예상한다"면서도 "국민의 주거안정과 소득증가 측면을 고려해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진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와 주채무계열 재무구조평가를 통해 은행들이 엄정한 옥석 가리기에 나서 달라"며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신속히 정리하고 살릴 기업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유망 중소기업이 창업 초기에 부당하게 애로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에 대해 진 원장은 "(은행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기보다) 대손충당금이 많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은행 실적도 함께 개선됐고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예대마진도 괜찮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원장은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 결과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진 원장은 "3월 말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했고, 4월 초부터 감리 시작했는데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급등 등과는 상관없이 절차대로 감리를 진행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직원들이 차명 등으로 주식거래를 하다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진 원장은 "아직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라 먼저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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