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대외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과 유로존, 미국의 빅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 이슈가 복합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8일 영국 총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청문회가 예정돼있다.

이날 밤 열리는 세 개의 이벤트는 일단 금융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시장의 중론이다.

영국의 조기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테리사 메이가 이끄는 보수당이 노동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은 현지 시간 오후 10시에 마감되며, 이튿날 새벽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현재의 완화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1.8% 수준이지만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돌고 있어 당장 스탠스의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논리다.

시장참가자들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가 감지될지를 확인하고 싶어서다.

금융시장이 우려했던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는 시장 영향력이 당초 예상보다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이 제출한 자료에서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전일 뉴욕금융시장에서 증시는 상승하고 채권가격은 하락하는 등 위험 선호현상이 나타났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굵직한 주요 이슈들이 대체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벤트 해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있는 데다, 금리 레벨이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면서 낮아진 만큼 추가 강세를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와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나 낮아진 금리 레벨은 이벤트를 앞두고 포지션을 구축하기에 부담스럽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들이 단기에 그칠지 장기전으로 돌입할지 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 금리가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만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로존의 유동성 축소 등이 더욱 중요한 이슈라고 꼽았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금리가 모두 하락했는데, 중요한 것은 예측 불가능한 시그널이 아니라 미국 금리인상, 유로존의 유동성 축소처럼 채권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며 "오늘 밤이 지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단기 하락 되돌림이 끝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그동안 외국인의 매수가 금리 하락을 견인했는데 오늘 밤이 변곡점으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며 "일단 포지션은 중립으로 바꾸는 것이 나을 듯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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