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과 직결돼 중요".."드라기-옐런 인플레 평가 '재고'도 이런 맥락"

실질 수익률 추이, 금-은-금속 시세에도 민감..최근 정크본드 투자 손실도 초래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美 국채 변동 금리 물(TIPS) 만기 10년짜리 수익률이 또다시 하락하는 것은, 美 경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 회의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10년 만기 TIPS 수익률은 지난 21일 0.483%로, 전날의 0.530%에서 하락했다.

이 수익률은 지난 7일 0.646%까지 치솟았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시세가 뛰었다는 의미다.

저널은 TIPS 10년물 수익률이, 같은 만기 물의 고정 금리에서 인플레를 뺀 수치란 점에서, 실질 수익률을 반영하는 보편적 수단으로 여겨져 왔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실질 수익률이 중요한 점은 이것이 채권 투자 측면의 실질 구매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널은 실질 수익률 상승이 차입 부담을 늘리는 요소란 부정적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경우도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긴축에 주춤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실질 수익률 하락의 문제점이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도널드 엘렌버거 멀티 섹터 전략 책임자는 "실질 수익률 하락이 이어지는 것은, 성장 잠재력 감소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애초 저인플레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가 이달 초 美 의회 증언에서 인플레가 연준 목표치 2%를 계속 밑돌면 '평가를 재고할 수 있다'고 톤을 바꾼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해석했다.

엘렌버거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27일 전에 없이 긴축을 강하게 시사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가, 지난 20일에는 예상외로 '덜 매파적' 성향을 보인 점도 상기시켰다.

저널은 또 실질 수익률 하락에 따라 장기 차입 부담도 줄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집계를 인용해 美 국채 30년 고정 금리 물 수익률이 지난 20일까지의 한 주간 평균 3.96%로, 그 전주의 4.03%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저널은 실질 수익률 추이는 금리에 민감한 다른 투자에도 즉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즉, 최근 투매 속에 실질 수익률이 상승하자, 금과 은 가격이 내려갔음을 상기시켰다.

반면, 실질 수익률 상승은 정기적인 이자 지급이 없는 금속에 비한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몇 거래일에 실질 수익률이 떨어지자, 금속 시세는 뛰었다.

저널은 이어 앞서 실질 수익률이 뛰면서 美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도 뛰었음을 상기시켰다.

반대로 채권 랠리에는 하락했음이 물론이다.

저널은 이 때문에 美 정크본드에 투자한 美 채권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5주 사이 4주를 순감소로 마무리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월가 일각에서는 정크본드의 대대적인 투매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피듀시어리 트러스트 코 인터내셔널의 론 산체스 투자책임자는 "(연준이) 전에 없이 적극적인 양적 완화에서 빠지고 있다"면서 "이런 기조 변화가 일반적인 시장 동요는 초래할지 모르지만, 주식과 정크본드의 대대적인 조정까지는 이르지 않으리라고 본다"고말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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