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그 배경과 전망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증가세는 재정거래 유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24일 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 화면(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이달 19일 현재 상장채권 결제 기준으로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은 105조8천124억 원이다.

이는 2015년 7월 6일 사상 최고치 106조2천억 원을 불과 4천억 원가량 밑도는 수치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은 올해 초 증가세로 전환한 후 7개월 연속 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는 단기물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재정거래 투자다.

재정거래 유인은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고려하면 단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글로벌 채권펀드 수탁고 증가도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를 뒷받침했다.

이달 12일까지 이머징마켓 채권형펀드는 426억 달러가, 선진국 채권형펀드는 1천693억 달러가 늘어났다.

유가 하락과 정책 목표를 밑도는 물가 상승, 이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우려 완화 등이 이런 현상의 배경이 됐다.

따라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머지않은 시점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로존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 감소와 달러-원 환율 반등 때 나타날 수 있는 스와프 레이트 상승은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유로존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감소 추세다.

올해 6월 하순 외국인 원화채권 투자의 일시적인 감소 요인도 템플턴펀드 등 유로존 투자 감소에 따른 것으로 추정돼 관련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궤도에 올라서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달러-원 환율이나 스와프 레이트가 상승하면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유인이 약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40bp 안팎의 재정거래 유인과 글로벌 채권형펀드 수탁고 증가 등을 고려하면 아직은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6월 중순 이후 스와프 레이트가 반등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내외금리차 역전 폭이 확대되면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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