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보험 당국이 업계에 강력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CIRC)는 22일 홈페이지에 리앙타오 보감위 부주석의 연설문을 게시했다. 부주석은 연설문에서 보험업자들이 다시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고, 경제의 충격을 흡수하고 안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앙 부주석의 발언은 무분별하게 생명보험 상품을 내놓고 투자형 보험 상품을 유도하는 최근 중국 생명보험업계의 사업 행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생명보험업계는 최근 고수익 단기 투자상품과 보험사가 고객의 보험비로 대리 투자하는 '유니버셜 보험' 등의 신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새로운 보험 상품으로 보험업계의 자산은 급속히 불어나 2조4천억 달러(약 2천6백조 원) 규모로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단기 보험 상품인 모집한 자금으로 장기 투자를 집행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생명보험회사들의 '듀레이션 미스매치' 현상과 자산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결과 보험 업계는 공산당의 강도 높은 감독을 받아 왔다.

샹쥔보(項俊波) 전 보감위 주석은 지난 4월 부패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이 '위험한 금융 행태'를 이유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국은 지난 2월에는 야오전화(姚振華) 전해인수보험 회장의 직위를 해지하고 향후 10년간 그의 보험업 진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WSJ은 이번 부주석의 발언은 금융 위험 방지라는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에 당국이 공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중국의 최우선 경제 정책 과제를 '체계적 금융위험 방지'로 규명하고,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업계에 대한 감독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당국의 금융 통제가 특정 업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국이 금융 통제가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만큼 금융 통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업계에 집중 감독을 실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특정 업계를 지목해 그 업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중국 보험 업계가 당국의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리앙 부주석은 연설에서 공산당이 보험업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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