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실적 측면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해외채권 투자가 줄면서 운용자산이익률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보장성보험 위주의 체질 개선 성공 여부에 따라 생명보험사들의 성적표가 갈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7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감소했다.

보험회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상반기 기준 175.6%로 잠정집계돼 연말대비 3.6%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생보사들의 RBC비율은 작년 말 240.54%에서 지난 3월 기준 246.69%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급여력비율 하락세는 더욱 뼈아프다.

RBC비율은 보험회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을 보험회사에 내재된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대표적인 보험사 재무건전성 측정 지표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휴면보험금 경정청구 관련 법인세 환급 효과(361억 원)를 제외하면 신한생명은 이익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2조4천3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다. 계속보험료가 2조390억 원으로 0.8% 늘었지만, 초회보험료는 20.5% 감소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부터 보장성보험 위주로 체질개선 작업을 벌이면서 수입보험료를 지속해서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나생명 역시 올해 상반기 부진했다. 하나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 대부분의 계열사가 당기 순이익이 개선되며 5년 만에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견인했지만, 하나생명은 하나금융지주 관계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감소했다.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은 최근 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산운용이익률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4월 말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3.7%로 작년 말 4% 아래로 떨어진 이후 3%대에 머물렀다.

반면, KB생명보험은 채널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KB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20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3억 원보다 100% 늘었다.

특히, 보장성보험 비중이 2014년 상반기 기준 10.3%에서 올해 상반 기말 49.2%까지 급증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KB생명은 지난 2015년 이후 순이익과 설계사 조직 규모가 함께 늘고 있어 외형성장과 실적 성장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KB생명의 제휴 GA는 2014년 6월 29개에서 2017년 6월 67개로 2.3배 늘었고 설계사 수는 올해 4월 말 기준 813명 수준으로 저점인 2014년 말 대비 81.88% 늘었다.

생명보험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급등하고 금리 변화 조짐이 보이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체질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증권사와 달리 장기 투자가 기본인 보험사들은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변경이 어려워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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