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금융시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한 리스크를 얕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몬 닉슨 칼럼니스트는 23일(미국시간) 기고에서 "영국은 합의점 도출 여부와 관계없이 2019년 3월에 유럽연합(EU)을 떠난다며 시장은 제때 협상이 끝나지 않을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브렉시트 투표 직후 파운드화가 급락한 것을 제외하고 영국의 정치 혼란과 관련해 시장은 차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유럽 지역의 위기와 관련해 협상 타결에 베팅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으나 브렉시트의 경우 낙관적인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닉슨 칼럼니스트는 영국 정부가 20개월 안에 EU 탈퇴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며 영국이 EU 탈퇴 이후 EU와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이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기존 틀 안에서 EU와의 관계를 정립할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닉슨 칼럼니스트는 영국이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의무를 부담하려는 입장인지 국경을 통제하고 자국법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행보를 걷길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영국이 현상 유지를 바랄 경우 경제적인 혼란은 최소화되겠지만 EU의 영향권에선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며 새로운 규칙 하에 EU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경우엔 독자성을 얻는 대신 무역 등과 관련한 혼란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닉슨 칼럼니스트는 영국 정부가 이런 딜레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야당인 노동당 내부에서도 노선이 갈려 브렉시트 결정을 뒤집을 만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영국의 장래가 어둡다면서 협상 결과가 합리적일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옳지만 영국 정치권의 입장이 갈리고 좋은 대안이 없다면 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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