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주말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모태펀드) 관련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이 6천억원으로 확정됐다. 당초 계획보다는 축소된 규모이나 대규모 자금 집행을 앞두고 증권가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벤처캐피탈과 증권업계가 모태펀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모태펀드에 6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는 개편안이 담긴 정부조직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경제 정책의 중심축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시도였다. 총 추경 규모에서 30%가량이 중소기업 융자와 펀드 관련 사업에 배정됐다.

모태펀드 추가 출자 예산으로는 당초 1조4천억원이 책정됐으나 8천억원이 축소됐다. 정책 기조에 따라 자금을 조달해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회수하기까지 벤처캐피탈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부터 이미 관련 업계는 들썩였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전문 인력 충원에 심혈을 기울였다. 정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 구상을 하는 동시에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에 발 빠르게 나섰다.

이러한 열기는 여의도 증권가에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관련 자회사를 보유한 증권사들이 주목을 받는 한편, 벤처캐피탈과 직접 손을 잡고 모태펀드 자금 유치에 뛰어든 증권사도 나왔다.

KB증권은 이미 이달 중순 모태펀드 운용 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하는 2차 정시 출자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화, 관광, 스포츠의 세 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 모집에서 KB증권은 관광산업육성 부문에 신청했고, 이달 말 결과를 앞두고 있다.

KB증권은 이미 관광 레저 관련 투자 경험이 있는 SJ투자파트너스와 공동 GP로 참여했다. 27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모태펀드에는 150억원 출자를 신청했다. 관광분야에 단독 입찰한 상황이라 KB 측에서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는 대부분 IPO(기업공개)를 통한 엑시트(자금 회수)"라며 "증권사들에 IPO, M&A(인수합병),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 IB 딜 기회가 늘어날 수 있고 간접적으로는 코스닥 활성화의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TB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은 벤처캐피탈 관련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 정책으로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모회사인 증권사들에도 수익 확대 가능성이 열렸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벤처캐피탈 자회사의 이익 증가에 따라 모회사(증권사, 금융지주)의 순이익 역시 늘어날 것"이라며 "회사 지배 순이익 증가 폭은 KT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순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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